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지역을 찾아 정부군 관계자로부터 최신 무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BBC 유튜브채널]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국경 3면에 15만명의 러시아군에 에워싸인 처지가 된 우크라이나의 지도자, 정치 신인 볼라디미르 젤렌스키(44) 대통령의 신세가 처량하다.
그는 2019년 대선에서 조국에서 전쟁과 부패를 몰아내겠다고 약속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2년여가 흐른 현재 러시아의 침공 위협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충격까지 더해져 서방 국가 이곳 저곳에 원조를 구하는 처지가 됐다.
국가는 풍전등화이고, 그의 지지율은 흔들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키예프포스트에 따르면 키예프사회학국제연구소가 지난 5~13일 실시간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경쟁자인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간의 지지율 격차는 불과 3%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지금 선거를 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냐고 물은 결과, 젤렌스키는 25% 지지를 받아, 포로셴코(22%)를 근소하게 앞섰다.
키예프포스트는 "작년 12월 조사와 비교해 젤렌스키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포로셴코의 지지율은 올랐다"고 분석했다.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선포한 '단결의 날'인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인들이 대형 국기를 흔들고 있다. 16일은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예정일로 지목한 날이다. 전쟁 위협이 커져 우크라이나 부자들이 속속 국가를 떠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함께 뭉쳐 맞서 싸우자며 이같은 날을 선포했다. [BBC 유튜브채널] |
지난 대선에서 젤렌스키, 포로셴코와 3파전을 벌인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 율리아 티모셴코 지지율도 약간 올라 12%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제과업체 '로셴' 대표로 '초콜릿 왕'으로 불리는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반역 혐의로 피신했다가 최근 입국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포로셴코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인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재임했다. 그는 동-서 화합에 실패하고, 횡령에도 연루돼 당시 정치 경력이 전무했던 젤렌스키에게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젤렌스키는 TV 시트콤에서 얼굴을 알린 인물이다. '국민의 종'이란 TV 시트콤에서 부정부패에 맞서는 청렴한 지도자 역할을 맡아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후 프로그램 출연자들과 함께 '국민의 종'이란 정당을 만들어 대선에도 출마해 코미디를 현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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