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 바이오, 통신, 빅테크 논의하러 글로벌 기업 환담
정계 인사들 만남 이후 글로벌 기업과 실리콘밸리 업체들 만나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오른쪽)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국 출장을 통해 바이오, 통신, 빅테크 등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약 3만㎞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미국 동부에서 서부를 횡단하며 정·재계 인사들 뿐 아니라 글로벌 IT 기업 경영진들과 만나 차세대 유망 산업에 대한 협력 의지를 다졌다는 후문이다.
24일 헤럴드경제가 업계와 플라이트어웨어를 통해 추정한 항로 수치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국 출장을 떠난 이재용 부회장이 10박11일의 일정을 마치고 24일 귀국하기까지 비행한 거리는 약 3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4일 북미 지역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를 거쳐 미국으로 약 1만2000㎞ 이동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로 이동해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났고 17일에는 뉴저지주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약 430㎞를 날아 워싱턴으로 이동한 이 부회장은 18~19일 백악관 핵심 참모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잇따라 면담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행정부 및 입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IT 혁신의 산실’로 불리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서부로 이동해 '뉴 삼성'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약 6100㎞ 하늘길을 달렸다.
지난 20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 경영진과 연쇄적으로 회동한 이 부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만나 반도체, 모바일은 물론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협력과 S/W '생태계 확장'에 대해 논의했다. 또 아마존을 방문해서는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유망산업 전반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이후 1100㎞를 달린 이 부회장은 21~22일에 반도체와 세트 연구소인 DS미주총괄(DSA)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잇따라 방문해 인공지능(AI)과 6G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DSA와 SRA는 각각 삼성전자 DS부문과 세트(IM, CE)부문의 선행 연구조직으로, 혁신을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전진 기지로 일컬어진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22일에는 구글 본사를 방문해 순다르 피차이 CEO 등 경영진을 만나 시스템반도체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플랫폼 혁명 등 차세대 소프트웨어·정보통신기술(ICT) 혁신 분야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구글이 자체 설계한 AP를 올연말 생산 예정인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 6’에 탑재하기로 하고 삼성전자에 칩 생산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디.
11일 동안 미국 동부와 서부를 횡단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간 이 부회장은 다시 약 1만㎞를 달려 오늘 오후 귀국해 25일 재판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