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4대책은 안 엎어지나요?…우리 집 청산 당하면 어쩌죠” [부동산360]
6월28일 이후 주택 매수자들 “기존 주민들이 신청할까 걱정돼”
주민동의율 66% 채운 11곳…국토부 “11월께 지구지정 완료하겠다”
개발 가시화에 신규주민들 “현금청산도 항의해서 없애자” 반발
전문가들 “정부 정책 번복이 시장에 불신 안긴 결과”
서울 도봉구 방학동 주택가 모습.[이민경 기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제가 매수한 집이 현금청산 당할까봐 걱정됩니다. 지난 6월 말 교통호재가 있는 30년 가량 된 구축 아파트를 매수했습니다. 용적률이 이미 높은 중층 아파트여서 재건축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봤어요. 그런데 최근 제가 매수한 단지의 소유주들이 2·4대책으로 나온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역세권 항목으로 신청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처럼 6월 이후 등기 친 주민은 전체의 5%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 더 걱정이 큽니다.” (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 게시글 작성자 A씨)

최근 재건축 단지에 대한 2년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려고 했던 정부 규제 방안이 국회 법안심사 소위 과정에서 철회됐다. 과천정부청사 부지 등 8·4 대책에서 제시된 신규택지도 번번히 엎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선 재산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현금청산’ 조항이 들어가 있는 2·4대책은 왜 그대로 유지하느냐는 불만이 나오는 중이다.

A씨처럼 지난 6월 28일 이후에 주택을 매수한 이들은 기존 주민들이 2·4대책 사업을 신청할까 걱정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재건축, 재개발 시 새 집에 대한 입주권을 받지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5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3일 2·4대책에서 제시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6차 선도사업 후보지가 추가로 발표됐다. 후보지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뒤 미근동 서대문역 인근과 성북구 장위동 옛 장위12구역, 중구 신당동 약수역 인근, 울산 중구 우정동 울산혁신도시 남측 총 4곳이다.

이미 증산4구역, 수색14구역, 불광1 근린공원, 쌍문역 동측, 방학역, 쌍문역 서측, 쌍문1동 덕성여대, 연신내역, 녹번동 근린공원, 고은산 서측, 신길2구역 11곳은 본지구 지정요건인 주민 동의율 66%를 확보한 상태다.

국토부는 본지구 지정요건을 확보한 구역에 한해 오는 11월께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2022년 사업계획 승인, 2023년 착공을 목표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위 11곳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주민동의율 10% 이상 확보돼 예정지구 지정요건을 갖춘 곳은 총 20곳이다.

속도는 느리지만 개발이 가시화된 곳들이 차차 늘어가자 최근 주택을 산 사람들 사이에서는 본인 지역도 포함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관측된다. 번복된 몇몇 부동산 정책처럼 2·4대책도 엎어지길 바라는 눈치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입주권 공급 기준일(6월28일) 이후 서울 소재 주택에 등기를 친 B씨는 “개인적인 생각은 이 법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폐지됐으면 한다”면서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니 과천에서 아파트 지으려던 것도 정부가 물러섰고, 재건축 실거주 2년 법도 없어지지 않았나”라고 언급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에서 부작용이 예견된 정책을 성급히 쏟아냈다가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것이 이같은 반발을 더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재건축 실거주2년’처럼 문제가 많은 정책을 내놓으니 애꿎은 세입자들만 쫓겨났지 않나”라며 “이같은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면서 결국 철회한 건데 이게 시장에는 ‘항의하면 바뀐다’는 시그널로 해석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4대책 입주권 기준일이 당초 2월5일에서 6월 말로 한차례 연기되면서 불시에 생긴 정책으로 피해를 입을 뻔한 사람은 거의 구제됐다고 보는 편”이라면서 “다만 동의율 66% 기준이 다른 민간 재건축 사업에 비해 동의율이 낮게 설정돼 있어 추후에도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thin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