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주택도 급등한 서울 5분위 배율은 4.9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전국 평균 주택 가격 5분위 배율이 사상 처음으로 9.0을 기록했다. 상위 20% 주택과 하위 20% 주택의 가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 가격 5분위 배율 역시 7.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평균 주택 가격 5분위 배율은 9.0으로, 전달 8.9보다 격차가 더 커졌다.
주택 가격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주택의 평균을 가격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낸다. 이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와 저가 주택 간 가격 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하위 20% 1분위 주택의 평균 가격은 1억2504만원으로, 지난달 1억2386만원보다 117만원( 0.9%) 올랐다. 반면 상위 20% 5분위 주택 평균 가격은 11억1953만원으로, 1574만원(1.4%) 오르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전세 가격도 마찬가지다. 7월 전세 가격 5분위 배율은 7.1로, 조사 시작 이후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6월과 같은 숫자를 기록했다.
고가 주택의 가파른 가격 상승에 따른 상하위 격차 확대는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시장의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2012년 12월 5.4였던 5분위 배율은 2014년 12월 4.9까지 줄었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12월 5.3이던 5분위 배율은 2018년 12월에는 6.5, 2019년 말 7.0, 지난해 12월에는 8.5 등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일대 주상복합 아파트 및 상가와 단독, 연립주택 구역. [연합]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에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상-하위 주택 간 가격 격차도 사상 유례 없이 커진 것이다.
전세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 출범 직후 5.3이던 전세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월 6.0까지 벌어졌고, 올해 들어서는 7.0까지 넘어섰다. 전세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상위 주택은 물론, 하위 주택까지 모든 주택 가격이 급등한 서울의 경우 주택 가격의 5분위 배율은 4.9에서 5.0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 주택의 5분위 배율은 이달 4.9로, 전달과 같았다. 2019년 12월 5.4까지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하위 주택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며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 서울 하위 20% 주택은 지난달 1.2%(555만원) 오르면서, 상위 20% 주택의 0.8%(1835만원)의 상승폭을 앞질렀다. 끊임없이 폭등하는 서울 주택 가격과 전세 가격 부담에 실수요자들이 대거 매수에 합류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저가 주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세금 중과 예외인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갭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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