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염병이 유행하기 이전, 아파트 모델하우스 전시장에 방문객들이 몰려 관람하는 모습.[GS건설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지난 주말 모델하우스에 수 만명이 몰려 북적였다.”

앞으로 건설사들이 분양하는 아파트 홍보에서 이런 문구는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기존 오프라인 견본주택을 빠르게 몰아내고 그 자리에 VR(가상현실) 영상 등을 이용한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최근 롯데건설은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인 직방과 업무협약을 맺고 메타버스를 활용해 부동산 서비스를 3차원 가상세계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모바일·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가공 및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직방이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폴리스’라는 가상공간에서 롯데건설의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분양 상담까지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고객은 메타폴리스에서 아바타로 참여해 아파트 유닛 내부를 직접 관람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GS건설도 지난 5월 직방과 함께 경기 고양시 ‘DMC 리버파크 자이’에서 VR을 적용한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했다.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제작한 실물 유니트 촬영을 통해 실물 VR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다양한 각도와 시점의 영상을 보여줬다.

포스코건설 또한 지난 4월 메타버스 기업 올림플래닛과 함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원에 들어서는 ‘더샵 송도 아크베이’에 메타버스를 적용했다. 고객이 더샵 송도 아크베이 사이버보델하우스에 입장하면 단지 소개는 물론 입지 투어, 내부 투어, 상담 예약 등을 가상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이렇듯 건물 하나를 통째로 모델하우스로 지어서 사용하는 관행은 머지않아 사라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건설사 관계자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 대형 건설사의 홍보담당자는 “코로나 시국 이후로 운영해왔던 오프라인 모델하우스에서 방문자 수를 집계도 안 할 만큼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예전에는 건설사들이 ‘오늘 모델하우스에 몇 만 명 몰렸다’며 경쟁적 홍보를 했었는데 이제는 이런 식의 접근이 끝나버렸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모델하우스를 지을 때 유닛 하나당 기본이 5억원이 든다”면서 “임대료, 건물 외관 디자인 등 비용을 모두 녹여서 보았을때 25평, 33평, 41평형 3개 유닛을 짓는다 하면 최소한 15억원이 투입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분양하는 아파트들의 지역이 다르면 (모델하우스를)계속 쓸 수가 없기 때문에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철거한다”고 밝혔다. 또 “보통 4개월 짓고 8개월 운영하는데, 철거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까지 고려하면 최근 시도하고 있는 사이버견본주택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