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평균 11억5728만원, 강북 평균 8억6642만원
경기 중소형은 5억원 돌파
2년만에 서울에서 전용 60㎡초과~85㎡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사려면 평균 1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최근 2년 간 집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중소형 아파트값이 평균 10억원까지 차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년 만에 3억원 넘게 뛴 것이다. 경기도의 중소형 아파트값도 2년 사이 평균 1억5000만원 넘게 오르면서 5억원을 넘어섰다.
3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5월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9585만원으로, 2년 전과 비교해 3억84만원 올랐다. 상승률로 보면 43.3% 급등했다.
2년 전 6억9501만원으로 7억원이 채 되지 않았던 중소형 아파트값이 10억원 턱 밑까지 차오른 것이다.
2년 전 집을 사려다가 미뤘던 가족이 지금 같은 집을 사려 한다면 3억원 넘는 돈이 더 필요해진 셈이다.
이 조사에서 중소형 아파트는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를 말한다. 이들 면적은 대부분 방 3개를 갖추고 있어 신혼부부부터 3∼4인 가구까지 선호하는 인기 면적이다.
최근 2년간 중소형 아파트값은 상승률(43.4%) 기준으로 모든 면적 중 가장 크게 뛰었다. 그다음으로 소형(42.0%), 중형(39.3%), 중대형(37.4%), 대형(25.0%)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강남권(한강 이남 11개구)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11억5728만원, 강북권(한강 이북 14개구)은 8억6642만원으로 조사됐다.
강남권 중소형 아파트값은 2018년 8월 8억원을 넘긴 뒤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1월 9억원을 돌파했고, 이후 7개월 만에 10억원을, 그 뒤로 5개월 만에 11억원을 넘겼다. 최근 1년 동안 2억원 넘게 올랐고, 2년간 3억3000만원이 뛰었다.
강북권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값이 2019년 8월 평균 6억원대에 진입한 뒤 11개월 후 7억원을 처음 넘어섰고, 이후 6개월 만에 8억원을 넘겼다.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값은 최근 1년간 1억9000여만원, 2년간 2억7000여만원 올라 강남권보다 금액은 적게 올랐으나 상승률로 보면 1년간 28.4%, 2년간 47.0% 올라 강남권(22.0%, 40.0%)보다 오름폭이 컸다.
경기도의 중소형 평균 아파트값은 5억521만원으로 전달(4억9628만원)보다 893만원 오르며 처음 5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1년간 1억2410만원, 2년간 1억5834만원 올라, 상승률이 각각 32.6%, 45.6%에 달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권 고가 아파트 중에서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94㎡가 지난달 20일 30억5000만원(15층)에 거래됐는데, 2019년 5월 22억5000만원(18층)에 매매됐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사이 8억원이 뛰었다.
강북권에서는 은평구 수색동 대림한숲 84.95㎡가 지난달 7일 9억원(14층)에 계약서를 써 2019년 5월 5억6700만원(5층)보다 3억3300만원 올랐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 시범 더샵센트럴시티 84.39㎡가 지난달 1일 13억8000만원(30층)에 거래돼 2019년 7월 8억3500만원(12층)과 비교해 5억4500만원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의 소형 아파트(60㎡ 이하) 평균 매매가격은 7억8496만원, 중형(85∼102㎡)은 12억5896만원, 중대형(102∼135㎡)은 14억8465만원으로 조사됐다. 135㎡ 초과인 대형 아파트값은 22억5775만원으로 3월 22억원 돌파에 이어 상승을 이어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고소득·전문직·맞벌이 부부가 감당하기에도 버거운 수준으로 서울 집값이 치솟고 있고,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집값도 따라 오르며 중산층·서민의 내 집 마련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부가 신혼부부 특공 등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책 사각지대가 없는지 점검하고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