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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시가격 재조사”, “재건축 규제 완화”…정부·서울시 충돌 본격화하나 [부동산360]
오세훈 “시차원 공시가 재조사”…동결근거 마련
앞서 문제 제기한 제주도·서초구 “연대 환영”
민간 재건축 규제완화, 정부·시의회 동의 필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정책 ‘새 판 짜기’에 속도를 내면서 정부와 서울시 간 충돌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이 ‘공시가격 재조사’,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현 정부와 결이 다른 내용을 추진 사항으로 언급하면서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로 인한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굳히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오 시장은 지난 10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공시가격 동결을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일정 부분 재조사가 필요한 사례는 재조사해서 왜 동결을 해야 하는지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일단 필요하다”며 “실·국 업무 파악을 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검토를 지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시가격에 대한 조사·산정은 국토교통부의 고유 권한이므로 시장이 임의로 바꿀 수는 없으나, 잘못된 산정 사례를 찾아 이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국토부가 발표한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의 인상률이 과도하다며 내년 공시가격이 동결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공약했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19.08% 올라 14년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 공동주택은 전국에서 69.6% 늘었다.

앞서 제주도와 서울 서초구도 이달 5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시가격 산정 근거 공개 ▷전면 재조사 ▷공시가격 동결 ▷결정권의 지자체 이양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 지자체는 숙박시설이 산정 대상이 되거나,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이 90~100%를 넘어선 사례를 제시하며 “공시가격 산정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부동산 가격공시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적절치 않은 예시를 뽑았다거나, 지자체가 주택의 숙박시설 불법전용을 방치하면서 오류가 생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공시가격 동결 등을 포함한 인상폭 제한, 공시가격 결정권 이양 등에 대해선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개입 자체가 왜곡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야권 지자체장들의 연대 움직임에 힘을 싣는다고 하더라도 국토부가 물러설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보다는 정부 내 타 부처와 여당 일각에서 제기된 속도조절론이 공시가격 로드맵의 수정·보완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 시장은 한강변 아파트의 35층 층고 규제 완화와 재건축 안전진단 등 규제 개선도 거론했으나 이 역시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다. 정부는 공공성이 확보되지 않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집값 불안만 야기한다고 보고, 주택 공급대책의 핵심 내용으로 공공주도 개발사업까지 제시한 상황이다.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공공재건축·재개발,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 등은 공공이 참여하는 대신 도시계획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오 시장의 규제 완화로 민간사업에도 동일한 수준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면 조합 등이 굳이 공공주도 개발사업을 택할 이유가 없다.

다만, 정부 내부에선 오 시장이 내놓은 규제 완화 방안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35층 층고 제한을 푸는 것은 시 의회 조례 개정 사항이며, 안전진단은 내용 대부분이 국토부가 운영하는 법령과 고시 등에 규정돼 있다. 오 시장 역시 11일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35층 층고 제한·용적률 완화 등은 서울시의회,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안전진단 기준 완화는 국토부 등 중앙부처와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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