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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급 주택도 서울 상승률 세계 1위[부동산360]
세빌스, 서울 고급주택 올해 최고 9.9% 상승 전망
서울 PIRI 지수, 세계 100개 도시 중 3번째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주거·업무 변화가 고급주택 수요 불러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주단태(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최고급 주택에 거주하는 등장인물)는 구속됐지만, 주단태의 집값은 작년도, 올해도 크게 오른다. 코로나19 사태를 무색하게 만든 서울의 고급주택 시장 강세는 올해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드라마 펜트하우스 배경이 됐던 서울 한복판 100층짜리 복층 아파트는 가상의 집이지만, 서울의 실제 고급주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의 투자처가 될 전망이다.

펜트하우스2 포스터 [SBS 펜트하우스 홈페이지]

▶2021년 고급 주택 최고의 투자처 ‘서울’=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세빌스는 전 세계 30여 개 도시의 고급 주택 가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서울의 고급 주택 가격은 약 8%에서 9.9%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대상 도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유례 없는 저금리와 맞물린 고급 주택 수요, 그리고 경제회복 기대감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 이유다. 세빌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많은 지표들이 말하고 있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학습이 늘어나면서 보다 넓고 쾌적한 집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같은 주택 수요 증가에 고급주택 공급이 상대적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서울의 고급 주택 가격이 당분간 계속 오를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배경이다.

서울의 고급 주택은 지난해도 세계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던 세계 주요 도시들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다.

영국의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고급주택가격지수(PIRI·Prime International Residential Index)는 세계 주요 100개 도시 중 3번째로 높았다. 한 때 ‘종식’을 선언했을 정도로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뉴질랜드 오클랜드가 무려 17.5%의 PIRI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중국 선전 13.3%와 서울 11.7%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서울의 PIRI는 올해도 7%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나이트 프랭크는 “20여 차례의 부동산 안정 대책에도 수요가 계속해서 공급을 앞지른다”며 “서울은 뉴욕이나 런던보다 인구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서울 고급 주택 시장의 세계적인 강세 현상은 국내 부동산 지표로도 확인 가능하다. 한남 더힐 같은 서울의 고급 주택을 포함한 전국 상위 20%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3월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의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5분위 아파트 매매가는 10억1588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월 7억9372만원 보다 무려 27.98%, 2억2216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이들 상위 20% 주택 가격과 하위 20%(1분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배율도 8.8로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게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5분위에 해당하는 최고급 아파트 선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규제가 강화되면서 소위 똘똘한 한채 선호현상으로 장기적으로 자산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한남더힐 [헤럴드경제DB]

▶‘코로나19 무풍지대’ 글로벌 고급 주택=고급 주택의 가격 상승은 서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빌스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와 미국 마이애미 등의 고급 주택 가격도 올해 많게는 8%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조사대상 도시 30여 곳 중 절반이 넘는 19개 도시에서 올해 고급 주택 가격은 상승이 예상됐다. 세빌스는 전 세계 주요 30개 도시 고급 주택 시장이 올해 평균 1.6%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상승세는 코로나19 사태와 연관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하반기로 갈 수록 고급 주택 가격도 지난해 상반기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게 세빌스의 분석이다. 여기에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저금리 현상이 더해지면서 경제적으로 안정성을 인정받은 고급 주택, 부동산 등 관련 자산의 가치는 더욱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0.3% 가량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고급 주택 시장 가격은 하반기 0.8%로 급반전했다. ‘록다운(Lock-down)’으로 상징됐던 코로나19 경제위기 공포가 급속하게 사라진 덕이다. 코로나19에 강력히 대응했던 서울과 항저우, 베를린 같은 도시에서 이런 경향은 특히 강했다.

다만 도시별로 차이가 커지는 것도 특징이다. 서울과 베를린, 시드니, 마이애미가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는 반면, 홍콩과 방콕, 파리와 뉴욕 등은 약간의 가격 하락을 점쳤다.

홍콩의 경우 정치적인 문제가 고급 주택 시장을 흔드는 모습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동안 홍콩 고급 주택 시장을 이끌었던 서구 기업 주재원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다. 또 유럽의 주요 도시인 파리와 리스본은 더딘 코로나19 회복세가 고급 주택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선방했던 베를린 고급 주택들이 올해도 강세를 이어간다. 독일 경제 회복에 따른 고급 주택 수요의 강한 상승 반전이 기대된다. 지난해 비교적 하락 폭이 컸던 영국 런던 역시 턴어라운드를 예상했다. 런던의 고급 주택 시장은 재평가가 이뤄지며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 상승이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도시간 고급 주택 차별화는 미국에서 극명하게 갈린다. 같은 미국이지만 LA와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는 올해 고급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고, 뉴욕은 5% 하락이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IT기업의 강세가 여전한 것이 큰 이유다. 또 따뜻한 기후와 해안가에 위치한 LA와 플로리다의 경우 코로나19로 원거리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급 주택 수요가 몰리고 있다.

다만 고급 주택 임대시장은 매매와 달리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세계적인 관광과 출장 수요 감소의 영향이다. 여행수요 감소는 지난해 전 세계 고급 주택의 임대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연간으로는 2.5%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빌스는 보고서에서 “전체적으로 코로나19가 고급주택 가격에 미친 영향은 과거 금융위기보다 미미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금융시장으로 번지지 않았고, 또 주 수요층인 고소득 직업군의 소득 감소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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