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 대비 여전히 높아, 주택 거래 감소 속에 당분간 관망세 전망
공급 불안과 풍부한 유동성 등 집값 자극 요소도 여전
[헤럴드경제=최정호·서경원·이민경 기자] 국민들의 향후 집값에 대한 전망치가 두달 연속 하락했다. 대규모 주택공급을 골자로 하는 2·4대책 발표와 지난해까지 큰 폭으로 오른 주택 가격 등으로 매수와 매도 모두 관망 심리가 작용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거래 감소와 함께 당분간 이 같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직도 주택 가격 상승에 기대는 여전히 큰 상황이며 향후 주택 공급 여부 및 유동성 변화에 따라 주택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의견이다.
서울 강남 아파트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 |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7.4를 기록, 전월보다 2.0포인트 오르면서 두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국내외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백신 접종 기대감 등으로 경기 및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 상승에도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는 주춤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는 129로 전달보다 1포인트 줄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작년 12월(132)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2개월째 소폭 감소세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올라갈수록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 발표가 집값 상승 기대 심리를 꺾은 것으로 본다”고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집값 가격 동향이 당분간 매수와 매도 모두 관망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주택 거래량은 9만696건으로 전월 대비 35.4%, 작년 같은 달보다 10.5% 감소했다. 전월과 전년 동월대비 주택 거래량이 함께 감소한 것은 지난 2019년 9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말에 비해선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며 “주택 구매 적극성은 확실히 줄어든 모습”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다양한 규제책이 시행되고, 또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오른 덕에 시장이 관망세로 들어갔다는 말이다.
다만 이런 안정세가 주택 가격 하락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중 유동성이나 가구 수 증가 등 정부가 그동안 얘기했던 부동산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에 변화가 없고, 공급이 금방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며 불안한 시장 상황을 강조했다.
함 랩장도 “여전히 저금리, 풍부한 부동자금, 높은 전세가격 등 상승 요인은 여전하다”며 “경기도 등에서는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 수요도 많다”고 지적했다. 2·4 대책 발표 이후 실제 공급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다시 한 번 주택 시장 불안이 가중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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