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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덕수 “우리의 신명이 세계적인 팝 문화가 되기를 소망한다”
사물놀이 창시자 명인 김덕수의 삶과 음악을 담은 ‘김덕수전’이 오는 28일 개막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광대의 아들’로 태어나 ‘사물놀이의 창시자’로, 전통음악사의 명인으로 이름을 아로새긴 김덕수의 삶은 우리 한국사의 역사와 다름없다. 명인 김덕수는 “시대가 지날수록 잊혀져 가지만, 사물놀이는 우리만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 중에 태어나 1957년 남사당 일원이던 아버지를 따라 대물림했죠. 다섯 살에 새미로 남사당에 입문하고, 1960년대 길에서 풍물을 하면 집시법으로 잡혀가던 시절을 거쳤어요. 그 땐 불량 빨갱이라고 했죠. 70년대 유신정권에서 사물놀이가 태어나, 80년대 사회에 참여하는 광대로 살다 지금까지 왔어요.”

한국사의 결정적 장면들과 함께 한 김덕수의 63년 음악인생을 담은 음악극이 관객과 만난다. 김덕수는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홍길동전, 춘향전은 알지만, 김덕수전(傳)이라니 중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열린 ‘김덕수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동연 예술감독, 박형배 현대차 정몽구재단 사무총장, 김덕수, 강리우, 박근형 연출, 오정화 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팀장(왼쪽부터)[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음악극 ‘김덕수전’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가 음악감독을 맡아 1년간 그와의 구술 인터뷰를 바탕으로 극본을 썼다. 이 감독은 “김덕수전은 김덕수의 이야기이자 우리 시대의 이야기”라며 “사람과 역사와 시대가 만나는 김덕수의 삶을 담았다”고 말했다. 극단 골목길의 대표이자 ‘경숙이, 경숙아버지’, ‘개구리’,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등을 연출한 박근형이 ‘김덕수전’의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박 연출은 “예술가로서의 김덕수는 물론 유쾌하고 신명나는 모습 이면의 인간 김덕수를 담았다”며 “땅에서 솟거나 하늘에서 내린 예술가가 아닌 우리 같은 사람이 큰 산이 되기까지 무수한 비바람을 맞고 이겨낸 모습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덕수는 낭랑악단에 몸담으며 전국을 유랑하고, 한국민속가무예술단과 전 세계에서 공연하며 우리 음악을 알렸다. 1978년엔 꽹과리, 징, 장구, 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 소리인 사물놀이를 창시했다. 그는 “한국인에겐 우리 안에 내재한 울림과 신명, 우리만의 맛과 멋이 있다”며 “그것 때문에 사물놀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양 문화가 유입되면서 우리 것에 대해 무지할 정도로 망각하게 된다”며 “사물놀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 공연해도 우리만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이다”라고 자신했다.

“사물놀이는 꽹과리 징 장구 북 등 네 개의 악기로 조화를 이룬 타악기 앙상블로 시작했어요. 과거엔 이 네 악기의 연주를 음악으로 보지 않았죠. 40년이 지나니 그 시절 우리가 목표로 했던 것을 많이 사람들이 따라하고 있어요. ‘덩실덩실’이라는 리듬의 우리 신명이 세계적인 팝 문화가 되기를 소망해요.”

우리 전통음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선구자인 명인 ‘김덕수전’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사물놀이의 탄생, 사물놀이를 중심으로 한 전통연희의 전성기와 세계화에 대한 고민을 1, 2부로 담아냈다. 김덕수는 연주자이자, 교육자이자. 예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전통연희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의 ‘그레이트 아티스트 시리즈’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명인전 시리즈’의 일환으로 공동 제작됐다. 오는 28~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전석 무료 관람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오는 18일 오후 2시부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신청을 받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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