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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극장 70주년 무대 ‘춘향’] 국립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춘향’ 59년 변천사
1962년 국립국극단 창단 기념작
1990년대 ‘춘향전’ 6시간 완판장막창극
2014년 외국인 연출…파격적 해석·시도
1962년 국립창극단 전신인 국립국극단의 창단 기념작(연출 김연수)으로 무대에 오른 ‘춘향전’(왼쪽). 1988년 88올림픽 개최 축하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극본·연출 허규의 ‘춘향전’(가운데). 2014년 안드레이 서반 연출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국립극장 제공]

춘향의 생일은 사월초파일. 해마다 봄이 오면 ‘춘향’은 활짝 피어난다. 남원 광한루에선 춘향제가 열리고, 곳곳에선 춘향전 공연이 막을 올린다. 올해에도 춘향이 찾아왔다.

‘춘향’은 우리 창극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한, 국립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다. 오랜 역사의 시작은 1962년이었다. ‘춘향’은 국립창극단의 전신인 국립국극단의 창단 기념작(연출 김연수)으로 무대에 처음 올랐다. 여성 국극식 공연으로, 춘향에는 김소희와 박봉선이 더블 캐스팅 됐다.

1980년엔 창극 ‘대춘향전’(극본·연출 이원경)이 무대에 올랐다. 이몽룡이 농부들에게 봉변을 당하는 대목부터 시작, 플래시백 기법을 차용한 창극으로 주목받았다. 이듬해인 1981년 ‘춘향전’(극본·연출 허규)은 국립창극단의 첫 해외 진출작이다. 홍콩 제6회 아시아예술제에서 공연됐다. 1988년 무대에 오른 ‘춘향전’(극본·연출 허규)은 88올림픽 개최 축하 공연으로 진행됐다. 놀이마당식 무대로 구성, 관객과의 소통에 중점을 뒀다.

1990년대 ‘춘향전’중 인기 작품은 김명곤이 대본을 쓰고, 임진택이 연출을 맡은 공연이었다. 이 작품은 6시간 동안 공연된 완판장막창극임에도 1500석이 넘는 대극장 좌석이 연일 매진될 만큼 높은 인기를 모았다. 국립극장에 따르면 당시 22회 공연에 무려 3만6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1980~1990년대를 대표하는 춘향은 명창 안숙선이다. 그를 따라다니는 별칭은 ‘영원한 춘향’. 2010년대 이후 ‘춘향’을 도맡고 있는 국립창극단 이소연은 “춘향이 지필묵으로 ‘일심’을 쓰는 장면이 있는데, 안숙선 선생님은 기세가 있으면서도 당당하고 절개있는 춘향의 모습을 붓글씨를 쓰는 장면 안에 모두 담아냈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영원한 춘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00년대의 춘향은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2010년 ‘춘향 2010’(연출 김홍승)은 춘향을 21세기형 인간으로 그리며, 춘향과 이도령의 대등한 사랑을 보여줬다. 2014년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연출 안드레이 서반)은 외국 연출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춘향전으로 파격적인 해석과 시도를 보여줬다. 한국인이 인식하는 춘향의 틀을 완전히 깬 탓에 호불호가 갈렸던 작품이다.

오는 5월 국립극장 70주년 기념공연으로 무대로 오르는 ‘춘향’은 전통에 충실하되, 현대적 해석을 더했다. 이번 작품은 12년 전 ‘춘향전’을 무대에 올린 배우 겸 연출가 김명곤이 대본과 연출을 맡았다.

김명곤 연출은 “창극은 판소리를 기반으로 한 음악극인 만큼 창극이 창극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초부터 다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창극’의 뿌리인 소리에 집중한 작품이다. 본질에 충실한 만큼 배우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몽룡을 연기하는 국립창극단 김준수는 “춘향전이 지금까지 인기가 있는 것은 우리 소리가 주는 힘이 크기 때문이다”라며 “이번 춘향은 우리 원작에 있는 소리를 잘 들려줄 수 있는 작품인 만큼 사명감이 크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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