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통해 감정·경험 전달
설인 ‘예티’가 전하는 희망가도
에디 강, Let it go, 2020, Mixed media on canvas, 97x97cm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제공] |
위로와 연대가 필요한 시대, 긍정의 힘을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사장 최윤정)은 오는 6월 27일까지 서울 장충동 복합문화공간 ‘파라다이스 ZIP(집)’에서 에디 강 작가의 개인전 ‘에디 강.집 : 위 윌비 올라잇(We will be alright)’을 개최한다.
유기견 강아지 ‘러브리스(LOVELESS)’와 ‘믹스(MIX)’ 그리고 우리를 지켜주는 상상속 존재 설인 ‘예티(YETI)’ 등 특징적 캐릭터로 유명한 에디 강의 작품은 아트페어에서 매번 ‘솔드 아웃’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에디 강 작가는 “캐릭터들은 제 개인적 감정과 경험을 품고 있다”며 “일상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감정들을 러브리스, 믹스, 예티 등을 통해 전달하는데, 그것이 관람객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작가 특유의 캐릭터가 출연하는 시리즈를 비롯해 최근 시작한 드로잉 시리즈도 선보인다. 검고 굵은 단색의 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듯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러브리스와 믹스, 예티의 모습이 보인다. 날짜를 기록한 숫자들과 “I always be there for you(너를 위해 늘 이곳에 있을게)”와 같은 짤막한 문구들도 눈에 띈다. 작가는 “개인적으로 겪은 상실의 기록”이라며 “날마다 그림으로 그같은 감정을 쏟아 부었다”고 했다.
선을 긋거나 색을 칠하며 애도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복잡한 마음은 작업을 하면서 길을 찾았을 것이고, 혹시 정리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있는 그대로를 살펴볼 수 있었으리라. 미묘한 감정들이 얌전하게 자리잡은 캔버스는 조용히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작가는 “나에게 작업은 순수한 마음을 되찾고 잊혀진 것들의 소중함을 깨우는 마법”이라며 “마음속 불안과 상실감을 잠시나마 잊고 긍정의 마법을 거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작가의 이같은 바람은 2층 전시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수집한 지도와 엽서, 호텔 메모지는 하루도 손을 쉴 수 없었던 작가의 부지런함으로 채워졌다. 조용히 우리를 지켜주는 상상속 존재라는 ‘예티’는 비로소 자신을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희망가’를 요청한다.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은 “진심 어린 마음과 캐릭터가 주는 특유의 따스함을 간직한 에디 강의 전시가 많은 분들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닿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