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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의 무게 잊은 단원들…58년 만에 첫 해고
[국립발레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국립발레단이 창단 58년 만에 정단원을 해고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자체 자가격리 기간을 갖던 중 일본 여행을 다녀온 단원 나대한을 해고한 것이다.

국립발레단은 16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나대한에 대한 해고 결정을 내렸다.

국립발레단은 지난달 14~15일 대구 공연 후 같은 달 24일부터 3월1일까지 전 단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나대한은 이 기간 여자친구와 일본 여행을 다녀왔고, 이 사실은 나대한은 자신의 SNS에 여행 사실을 올리며 알려졌다. 이 사실이 퍼지며 온, 오프라인 상에서도 논란이 커졌다. 특히 나대한은 Mnet ‘썸바디’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기에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나대한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일탈은 나대한에서 그치지 않았다. 자가격리 기간 중 특강 등을 진행한 김모 단원, 이모 단원은 각각 정직 3개월과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번 조처는 오는 17일부터 적용된다.

1962년 창단한 국립발레단은 소위 국내 최고의 무용 엘리트들이 입단하는 단체다. 현재 정단원은 70여명. 국립발레단은 해외 발레단 못지않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의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인플루언서가 많다. 특히 TV 출연을 하는 경우 인기는 높아져 스타들 못지 않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국립발레단 소속 예술가라는 자부심과 탄탄한 실력은 물론 인플루언서 급의 인기로 단원들은 발레단 안팎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설 특강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 운영, 인플루언서로의 홍보 등 국립단체 소속 예술단원으로의 활동과는 거리가 먼 ‘번외’ 활동이다.

이러한 이유로 외부에선 국립발레단의 기강 해이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단원들에 대한 대우도 높여주면서 외부활동의 폭을 열어줬는데, 국립단체 예술인으로서의 책무는 결여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립발레단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포털사이트를 불미스럽게 뒤덮었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자가격리 사태로 하나 둘 터져나온 단원들의 기강 해이를 바로잡고, 국립단체 예술인으로의 무게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립발레단의 내부 규정상 단원을 해고할 수 있는 경우는 ‘일주일 이상 무단결근’ ‘고의 또는 과실에 따른 재산상의 손실을 끼쳤을 때’ ‘발레단 위상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을 경우’ 등 세 가지다. 이번에는 국립발레단의 위상에 심각한 위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하는 만큼, 해고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특히 국민 정서가 좋지 않다. 나대한의 경우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해당 단원은 14일 이내에 재심 청구를 할 수 있으나, 여론은 완전히 등을 돌리며 해고 결정에 힘을 싣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국립단체로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하며, 이번 사태를 국립발레단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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