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근 국립오페라단 전 단장 [연합]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윤호근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해임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며 국립오페라단이 초유의 '두 단장' 체제를 맞게 됐다.
국립오페라단의 단장 자리는 유달리 탈이 많았다. 지난 10년 사이 국립오페라단의 단장 중 3년 임기를 채운 단장은 한 명 뿐이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재직한 제8대 이소영 단장이다. 하지만 이 단장 역시 재직 당시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를 결정해 논란을 빚었고, 허위경력 기재 의혹까지 일었다.
국립오페라단의 많은 단장들이 자격 논란을 비롯한 여러 이유로 경질되거나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제9대 김의준 감독(2011.8∼2014.3)은 15년간 LG아트센터 대표로 재직하면서 초대권 폐지와 연간 프로그램 예고제 시행으로 공연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온 인사다. 하지만 예술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격을 받다가 퇴임 5개월을 앞두고 물러났다.
이후 9개월의 공백 뒤 임명된 제10대 한예진 감독(2015.1∼2015.2)의 재직 기간은 53일이었다. 한 감독은 내정 단계부터 전문성과 경륜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라며 임명 철회 요구가 빗발쳤다. 당시 한 감독은 "여러 논란 속에 도전적인 의욕보다 좌절감이 크게 앞서 더는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제11대 김학민 감독(2015.7∼2017.7)의 임기는 2년이었다. 김 감독은 작품에 비전문가인 자신의 부인을 드라마투르그(공연 전반에 걸쳐 연출가의 의도와 작품 해석을 전달하는 역할)로 참여시킨 사실이 알려지며 구설에 올라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재12대 윤호근 전 단장은 채용 비리에 연루됐다. 윤 전 단장은 2018년 8월 자격요건이 미달하는 공연기획팀장을 채용했다는 이유로 취임 1년 3개월 만인 지난해 5월 해임됐다. 윤 전 단장은 이에 반박, “채용 관련자들과 협의를 거쳐 공개적으로 채용했으므로 채용 비리가 아니”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윤 전 단장의 해임 처분을 취소하며 윤 전 단장은 2심 판결 전까진 '단장'으로 잔여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법원의 결정으로 국립오페라단은 당장 9일부터 '두 단장' 체제에 돌입,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게 됐다. 국립오페라단의 두 단장 체제는 처음이지만,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선 같은 일을 경험했다. 2010년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해임된 뒤 법원으로부터 해임처분 효력 정지 결정을 받고, 정상 출근하며 혼란이 발생했다. 김 전 위원장은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 규정 등 위반으로 해임된 후 1년 만에 복귀, 오광수 당시 위원장과 함께 업무를 보며 전현 위원장이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