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전격 취소를 발표했다. 사진은 2019년 아트바젤 홍콩 전경. [헤럴드DB] |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이 지난 7일 올해 행사는 취소한다고 밝혔다. 연기나 홍콩 이외 지역 개최는 고려하지 않았고, 2021년 3월 아트바젤 홍콩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전격적인 취소 발표를 놓고 국내 미술계도 파장이 적지 않다. 참여 리스트에 올랐던 갤러리들은 작품배송 시작 전 취소돼서 다행이라는 입장이지만 표정이 밝지는 않다. 갤러리는 물론이고 참여작가들도 페어에서 선보일 작품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총 10개 한국갤러리가 참여 리스트에 오르는 등 역대 최대규모였다.
사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은 지난해부터 취소 및 연기 논란이 있었다. 홍콩 민주화 시위로 정치적 상황이 불안해지자 이에 대한 우려가 비등했다. 실제로 지난 12월 아트바젤은 참여갤러리들에 메일을 보내 “미리 취소할 경우 부스비 일부를 환불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행사를 강행하지 않고 취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 스피글러 아트바젤 글로벌 디렉터는 공식 메일을 통해 “취소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이 같은 결정을 하기 전 수많은 교수진, 컬렉터, 파트너 및 외부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고려해 보았으나 취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트바젤 홍콩과 더불어 위성 아트페어로 이름을 날리던 ‘아트센트럴’도 같은날 취소 소식을 알려왔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화랑미술제도 개막을 3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개막한다는 입장이지만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보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인 아트페어가 이렇게 문을 닫자 시장에서는 침울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아트바젤 홍콩에 부스를 내기로 했던 한 갤러리는 “그래도 강행했으면 아트페어가 아니라 바이러스페어가 됐을 것”이라는 말로 주최측의 전격적 결정을 지지했다.
한국미술시장 거래액의 16%가 아트페어에서 발생한다. ‘2019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미술시장 규모 4482억원 중에서 734억원이 페어에서 거래됐다. 전년 638억원에서 100억원 가까이 성장했다. ‘비상사태’급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모든 산업이 타격을 받는다. 미술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전시장엔 사람이 없고, 거래량이 급감한다.
아트바젤 홍콩 취소를 놓고 문의하는 메일 말미엔 슬픈 첨언이 따라 붙는다. “안전하길 바라”(I hope you safe). 부디, 이 사태가 지나갈때 까지 모두가 안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