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갤러리들 참여 저조·정치적 불안 더해져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전격 취소를 발표했다. 사진은 2019년 아트바젤 홍콩 전경 [사진=헤럴드DB] |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이 개막을 한 달 여 앞두고 취소됐다. 일명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른 조처다.
아트바젤은 7일 오전 공식메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과 확산에 따른 우려를 감안해 행사를 취소한다"며 "다음 아트바젤 홍콩은 2021년 3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릴것"이라고 밝혔다.
2020 아트바젤 홍콩은 지난해부터 취소 및 연기 논란에 시달려왔다. 민주화 시위 등 정치적 이슈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홍콩사회의 불안감이 커지자 아트바젤 측에서는 페어 참가 갤러리들에게 지난 12월 메일을 보내 '미리 취소할 경우 부스비 일부를 환불해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지난 1월 코로나바이러스가 겉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확산하자 갤러리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레비 고리(Lévy Gorvy), 리손 갤러리(Lisson Gallery), 파올라 코퍼(Paula Cooper)등 페어에 참가하는 대형 갤러리 24곳은 최근 아트바젤에 메일을 보내 "예년 참석하던 컬렉터들이 불참의사를 밝혔고, 작가들이 작품 출품을 거부한다"며 "2020년은 아트페어를 개최하기 좋은 해는 아니다"라고 압박한 바 있다.
더불어 매년 아트바젤 홍콩 기간 동안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리던 소더비 경매도 4월로 연기됐고, 주요갤러리들의 전시도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는 아트넷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월에 홍콩지점에서 예정됐던 뤽 투이만(Luc Tuymans)은 다른 지점에서 개최될 것이며, 아트바젤 홍콩 부스에서 선보이려던 리사 유스케이바게(Lisa Yuskavage)도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주요갤러리들의 참여 저조와 정치적 불안에 더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보건이슈까지 터지자 전격적 '취소'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 스피글러 아트바젤 글로벌 디렉터는 메일을 통해 "취소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이 같은 결정을 하기 전 수많은 교수진, 컬렉터, 파트너 및 외부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고려해 보았으나 취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트바젤 홍콩은 지난 2012년 시작한 행사로, 수년만에 아시아 최대규모 아트페어로 성장했다. 지난해 관람객은 8만8000명, 거래액은 매년 1조원대로 추정된다. 올해 아트바젤은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국내에서는 국제갤러리, PKM갤러리, 학고재갤러리, 리안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원앤제이갤러리, 갤러리바톤, 조현화랑, 우손갤러리, P21 등 10개 갤러리가 참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