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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져보고 느껴보고 만들고…체험·교육의 무대가 된 전시
세종문화회관 ‘칸딘스키…’·헬로우뮤지움 ‘헬로 초록씨’ 눈길
김소장실험실, 무대 2020, 설치전경 [글로벌교육컨텐츠 제공]

‘만져 보고, 느껴 보고, 만들어 보고’ 미술전시도 체험과 교육의 시대다. ‘작품과의 조우’로 요약되는 감상위주의 전시에서 체험과 교육으로 진화하고 있다. 어린이 관객을 주 타깃으로 하지만, 부모인 성인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입체적 감상이 가능한 전시를 꼽아봤다. 얼마 남지 않은 방학 기간동안 들러보면 좋을 전시다. 물론, 마스크는 필수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칸딘스키&음악을 그리는 사람들’=서울 세종문화회관미술관에서는 미술과 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추상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바실리 칸딘스키 (Wassily Kandinsky·1866-1944)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칸딘스키 & 음악을 그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전시는 ‘미술과 음악의 콜라보레이션’을 테마로 한다. 음악과 미술의 융합 실험을 계속했던 칸딘스키의 예술이론이 2020년 버전으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1관에서는 ‘칸딘스키’에 초점을 맞춘 뉴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2관에서는 대중음악을 그리는 현대작가들의 작품이 이어진다. 칸딘스키에 영향을 받은 현대작가들의 작업이다. 특히 인터렉티브 설치작업인 김소장실험실의 ‘무대 2020’은 1928년 러시아 작곡가 무소르그스키 (Mussorgsky, 1839-1881)의 피아노 곡을 위한 무대를 제작했을 때 남겼던 에스키스를 재해석한 작업으로, 전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벽면에 설치된 세모, 네모, 동그라미는 모니터에 그대로 투영되고, 관객은 이 모니터를 눌러 설치물을 움직여 볼 수 있다. 특정 알고리즘을 따라 움직이며 칸딘스키의 영감의 근원인 공감각적 무대로 초대한다.

오순미 작가의 ‘봉인된 시간_과거’에서는 관객들이 거울방에 들어가 LED로 구현된 칸딘스키의 색감을 체험해 볼 수 있고, 미디어룸에서는 칸딘스키와 현대무용, 현악 연주가 어우러진 미디어아트 작품 ‘칸딘스키의 정신’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외에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전시는 3월 9일까지.

▶헬로우뮤지움=서울의 대표적 어린이미술관으로 꼽히는 ‘헬로우뮤지움’은 지난해 10월 금호동에서 성수동으로 이전, 자연주의적 가치관을 반영하는 ‘에코미술관’을 지향한다. 어린이 미술관으로는 최초로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플라스틱 쓰지 않기)에 도전하며, 공간도 친환경 자재로 건축했다. 이같은 방향성은 전시에서도 드러난다. 대표 전시인 ‘헬로 초록씨’에서는 환경오염에 대해 어린이들이 심각성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도 해결방안에 대해 고민하도록 제안한다. 플라스틱 병 등 각종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북극곰을 구하거나, 멸종위기동물 카드게임, 미술관 탐정놀이를 통해 생태와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전시는 ‘2019 한국박물관·미술관 올해의 우수활동상’수상전이기도 하다.

헬로 초록씨와 동시에 진행되는 퍼포먼스 연계전시 ‘미술관의 개구장이들’은 조부모세대와 연결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전시다. 이건용, 성능경, 윤진섭 등 1세대 행위예술가들이 어린이와 함께 퍼포먼스 작업을 하면서 50년이라는 긴 시간을 뛰어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게다가 매주 수요일엔 조부모는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두 전시 모두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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