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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악계의 BTS’ 떴다…바리톤 5명의 뜻밖의 만남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뜻밖의 만남’이다. 40~60 세대를 아우르는 다섯 명의 솔리스트가 한 자리에 모였다. 국내 최정상급 바리톤 5명. 범상치 않은 풍채와 ‘동굴 속 목소리’는 노래를 하지 않아도 압도적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고성현, 2015년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을 받은 우주호, 깊이 있는 울림을 선보이는 강형규, 한국 바그너 가수의 계보를 잇는 김동섭, 베르디국제성악콩쿠르 최연소 1위를 한 젊은 대가 한명원이 주인공. 이 다섯 명은 국내 유일의 바리톤 그룹(?) ‘더 톤즈 파이브’(The Tones 5)다.

“우리끼리 있을 때는 ‘독수리 오형제’라고 불러요.” (김동섭)

“우리가 바리톤이니 바리톤즈(BariToneS), 약자로 ‘BTS’ 어때요? 저 사실 ‘아미’(BTS 팬클럽)예요.(웃음)”(우주호)

성악계의 BTS 더 톤즈 파이브가 다음달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밀레니엄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2020 신념음악회’를 연다. [더 톤즈 파이브 제공]

연령대는 다르지만, 성악계의 BTS(방탄소년단)라 해도 무방할 ‘더 톤즈 파이브’가 다음달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밀레니엄심포니 오케스트라(밀레니엄심포니)와 함께 ‘2020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결성 5년차, 그간 무대의 규모를 가리지 않고 20여 차례 공연을 해왔다. 하지만 대극장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자휘자 서희태, 소프라노 유성녀 김순영 함희경이 더 톤즈 파이브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더 톤즈 파이브의 결성은 이례적이다. “클래식의 사회적 역할을 함께 생각해보자”는 고성현의 이야기에 다양한 연령대의 후배들이 모였다. 선후배의 만남만으로 서로에겐 소통과 이해, 배움의 시간이 됐다.

왼쪽부터 강형규, 김동섭, 고성현, 우주호, 한명원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고성현은 “남자 성악가는 40대 중반을 넘어가면 갱년기가 온다. 그럴 때에도 성악가로 활동하기 위해선 어떻게 노래해야 좋을지 고민이 시작된다”며 “각자의 테크닉을 바로 1미터 앞에서 점검하며 공부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톤즈 파이브 공연에선 4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남자 바리톤의 변천사와 각각의 장단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묵직한 음성으로 부르는 고성현의 소프트한 감성, 풍부한 성량, 폭넓은 음역의 김동섭, 안정감 있는 한명원, 아카데믹하고 따뜻한 목소리의 강형규가 서로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주호는 “워낙에 개성 있는 성악가들이 뭉쳤기에 소리 경쟁이나 자랑을 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의 공연에서 서로 양보하며 좋은 하모니를 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함께 한 공연들은 화음의 개념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솔리스트로서 기립박수를 받는 것보다 더 쾌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밀레니엄오케스트라 제공]

고성현은 “앙상블이라는 것은 구슬 자체가 아니라 하나 하나의 구슬이 꿰어져 목걸이가 완성됐을 때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우리 다섯 명이 매일 매일 고민한 소리가 어떤 목걸이로 완성될지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공연에서 더 톤즈 파이브는 “성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 같은 레퍼토리이자, 성악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 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곡으로꽉 채워져있다. ‘해 뜨는 나라의 아침’ ‘위대한 사랑’ ‘나의 길’과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나는 만능일꾼’을 비롯해 드라마 OST도 선보일 예정이다.

서희태는 “워낙에 자기 개성을 확실히 가진 5명이라 각각의 바리톤이 가진 개성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 앞에서 소리만 크게 내는 성악이 아니라 보다 감성적이고, 파워풀한 무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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