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8차 화성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과 담당 검사 등을 입건했다. 경찰은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음을 공식 인정했다. 화성사건의 진범인 이 춘재는 8차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윤모 씨는 20년이 넘게 옥살이했다. 윤 씨는 최근 재심을 청구했다.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서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은 17일 수원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8차 사건 당시 국과수 동위원소 감정결과는 중대한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고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관과 담당검사 등 8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반 본부장은 “모발에 대한 식별은 그 추론의 방법이 오류의 가능성 많으며 완전하지 못한 상태로 과학적 증거 방법으로 신뢰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과수 감정인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연구결과를 법과학분야에 도입해 감정하는 과정에서 시료의 결과 분석값을 인위적으로 조합·첨삭·가공·배제해 중대한 오류를 범한 것으로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국과수 감정인이 현장에서 발견한 모발을 조합하고, ▷체모 등으로 도출된 수치가 급격히 변동성을 보였지만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결정적으로 용의자로 검거된 윤 씨의 체모에 대한 분석결과를 최종감정시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화성 초등학생 실종 사건 수사에 참여한 일부 경찰관들도 입건했다. 경찰은 당시 수사했던 경찰이 김모양의 유류품을 발견하고도 은닉한 것으로 결론냈다 이춘재는 초등학생 실종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있다. 화성 초등학생 실종 사건은 1990년 11월 화성시 태안읍 병점5리 야산에서 13세 김모 양이 숨진채 발견된 사건으로 화성 9차 사건 보다 1년여전인 1989년 7월에 발생했다. 김모 양의 시신은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역 주민으로부터 1989년 초 겨울 형사계장 A씨와 야산 수색 중 줄넘기에 결박된 양손 뼈를 발견하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형사계장 A씨가 피해자의 유골 일부를 발견한 후 은닉한 혐의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A 씨 등은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박병국·정세희 기자/c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