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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 운동선수 33% “폭력 경험”…열에 한 명은 ‘성폭력’ 피해
[연합]

[헤럴드경제=이운자] “선배가 라이터와 옷걸이, 전기 파리채로 때렸어요.”, “운동하다가 좀 안 좋아 보이면 ‘생리하냐’고 묻고 심지어 생리 주기를 물어보면서 ‘생리할 때 기분이 어떠냐’고 하기도 했어요.”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924명 대학생 선수를 대상으로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대학생 선수 중 세 명중 한 명(33%·1613명)이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특히 신체폭력을 경험한 선수 중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한다고 답해 심각성을 보여줬다.

또 31%(1514명)가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언어폭력이 이뤄진 장소는 주로 경기장(88%)과 숙소(46%)에서 발생했으며, 가해자는 선배선수(58%)나 코치(50%), 감독(42%) 등에 의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 대학생 선수 A 씨는 “욕은 항상 먹는 거라 특별히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면서도 “시합 때 실수를 했더니 부모님이 보시는 앞에서 감독님이 소리를 질러 많이 창피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생 선수 중 열 명 중 한 명은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9.6%·473명)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여자 선수는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해 성적 농담’을 하거나 ‘운동 중 불쾌할 정도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가슴이나 엉덩이 등을 강제로 만지는 것’, ‘신체 부위를 몰래 혹은 강제로 촬영하는 것’ 등 강제 추행이나 불법 촬영에 해당하는 성폭력도 있었으며 성폭행을 당한 경우도 2명이나 있었다.

성폭력은 남녀 선수 구분 없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선수는 ‘누군가 자신의 실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마사지,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가 많았다. 피해자인 남녀선수 모두 남자 선배에 의한 피해가 가장 커 이성은 물론 동성 간 성희롱도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학생 선수는 학생보다는 선수로 취급받아 사실상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웠다. 대학생 선수 76%가 ‘주말과 휴일에도 운동한다’고 답했고, 38%는 ‘하루에 5시간 이상 운동한다’고 응답했다. 운동량이 많다 보니 선수 60%는 ‘학교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실태조사를 맡은 이규일 경북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는 “운동 중심의 운동부 문화를 해체하고 일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통합형 기숙사 운영’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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