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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둥처럼 쌓아올린 도자 파편…편견이 깨지나요
백진 개인전, 아라리오뮤지엄 인스페이스
백진 ‘파편’전 전경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제공]

한 장의 얇은 종이가 말려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종이가 아니다. 도자기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는 도자라는 전통매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다양한 작업으로 선보이는 작가 백진(49)의 개인전 ‘파편’(Fragment)을 개최한다. 그의 작업은 꾸준한 실험의 결정체다. 얇은 도자는 쉽게 깨질 것 처럼 보이나, 생각보다 견고하다. 1200도까지 올라가는 전기가마에서 2~3번 구워냈다. 굽는 과정에서 절반 정도는 깨져 나가지만, 남은 것들은 더욱 단단해진다. 종이나 천처럼 부드럽고 가벼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엔 수많은 흰색 도자 파편을 마치 퍼즐 맞추듯 화면에 배열한 ‘공(空)’시리즈, 긴 띠가 서로 엉켜진 형상을 이루고 있는 ‘간(間)’시리즈 등 30여점이 나왔다.

하이라이트는 기다란 도자 파편을 기둥처럼 높이 쌓아올린 ‘무제’다. 작가가 현재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Seoul)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 ‘화이트(Whites)’(2012)에 이어 두 번째로 시도한 3차원 설치 작업이다. 당시엔 도자가 무거울 것이라는 무게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천장에 매달았다면 이번엔 높이 쌓아 올렸다.

도자로 빚은 회화와 설치, 조각들이다. 미술관측은 “도자라는 매체가 갖는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진은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도자디자인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8년에 중국 상하이 스와치 피스 호텔 아티스트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선정 되었으며, 중국의 수코타이 상하이 호텔, IFC 서울국제금융센터, 전경련회관, 한국도자재단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이한빛 기자/vic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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