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청 주차장 앞에서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사진=박상현 기자]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워킹맘인 A씨는 전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10일 아이들을 등원 시키고 출근 중 미세먼지 저감조치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실시 중임을 깨달았다. 차량번호 뒷자리가 홀수인 A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동참은 해야 되는데 아침에 애들 데려다 주고 얼른 출근해야 하는 바쁜 엄마는 대중교통도 이용 못하고”라면서 “주차하면서 괜히 두리번거리고 조마조마 무섭기도 해 마음이 좀 그렇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충을 털어놨다.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조치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실시함에 따라 온라인상에선 이에 따른 혼란과 불만이 늘고 있다. 부부 모두 홀수(짝수) 번호판인 세대, 아이를 데려다 주고 출근해야 하는 부모, 학교 방과 후 교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각자의 사정을 토로했다.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들은 “미리 해당 기관에 문의를 해 불이익 등을 받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집에 홀수(짝수) 번호판뿐이면 차를 한 대 더 사야 한다?=경기도에 거주하는 주부 B씨는 지난 1일 내년 3월말까지 공공기관 차량2부제를 실시한다는 안내 문자를 받고 화가 났다.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랑이랑 저랑 둘 다 (번호판이) 짝수랍니다”라고 게시하자 “저희도 둘 다 짝수라 지난 금요일에 한 대를 홀수로 바꿨다. 소유자가 같아야 되는 것 같다”는 댓글 달렸다.

소유자가 같지 않아도 자동차의 번호판을 바꿀 수 있다. 국토교통부령 자동차등록규칙 제29조에 따르면 “2대 이상의 자동차를 소유한 자 또는 주민등록표상 세대를 같이 하는 둘 이상의 자동차 소유자가 각 자동차마다 그 등록번호의 끝자리 숫자를 다르게 하거나 끝자리 숫자의 짝수·홀수를 다르게 하려는 경우” 자동차 번호판 변경이 가능하다. 부부 모두가 홀수(짝수)번호판이라면 둘 중 한 대의 차는 다른 번호판으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이다.

▶홀수 번호판 차주는 홀수날 아이를 차로 등원시킬 수 없나?=차량 2부제를 시행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C씨는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통원 버스가 집까지 오지 않아 매일 차로 아이를 데려다 준다. C씨는 집에 차가 한 대뿐이라 2부제에 해당하는 날이 걱정이다. C씨는 온라인에 “차 없으면 (어린이집을) 못 다닌다”며 “(어린이집이) 집에서도 멀고 외진 시골길이다”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현재 계절관리제로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인 차량 2부제는 행정·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민간의 경우 자율이다. 서울시 대기정책과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회사에서 시행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의무는 아니다”라며 “공공기관의 경우 영유아 동승 차량은 2부제 예외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외 차량의 경우 제외 비표를 부착해 주차와 운전 등이 가능하다”며 “미리 기관(회사)에 얘기해 비표를 받아 불이익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교대 근무자·방과 후 교사·‘오늘 출근 내일 퇴근’은 어떻게 되나?=환경부에 따르면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적용이 제외되는 대상은 경차·친환경차, 임산부·유아 동승·장애인 등 취약계층 이용차량, 경찰·소방 등 특수목적 이용차량, 대중교통 미운행 지역 차량, 기관장이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차량 등이다. 공공기관에서 교대로 근무를 해 홀수(짝수)일에만 출근을 하는 홀수(짝수)번호판 차주, 홀수날 출근해 짝수날 퇴근하는 경우, 방과 후 학교에서 근무하는 방과 후 교사 등의 경우도 ‘기관장의 허가’가 있다면 예외 적용이 가능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경부의 지침에도 부득이한 경우 해당 기관장의 판단으로 적용 제외 비표 발급이 가능하다”며 “기관장은 예외적인 필수 업무 차량이라고 판단되면 예외 차량을 인정 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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