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창업자와 기술 장인 주선 신제품 개발
세운상가 일대 도심제조산업 활성화 ‘마중물’
세운협업지원센터 기술중개소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 '위행거'. |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처음에는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시작했는데 비엔지니어, 비디자이너 출신이다보니 너무 막막했죠. 그때 기술적 상담과 업체 연결에 도움을 주는 ‘세운협업지원센터 기술중개’라는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듣고 세운상가를 찾았죠.”
류안수 위행거 대표는 대기업에서 마케팅 업무의 일을 하다 창업에 뜻이 있어서 회사를 나왔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하게 아이디어만 가지고 시작을 했는데 초기 제품을 양산하기 어려웠다”며 “결국 알리바바에 검색해서 중국 공장까지 찾았지만 거래가 성사되지는 못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찾은 곳이 세운협업지원센터 기술중개소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기술중개소는 기술적 해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세운상가의 장인들과 연결해 기술적 문제 해결을 중개하는 코디네이팅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예비창업자들과 기술자를 연결해 주는 기술 중개는 세운상가가 유일하다.
류 대표는 기능성 디자인 제품을 혼자 연구하고 개발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방향을 찾을 수 있는 최소한의 도움을 준 곳이 기술중개소였다”며 “막연하게 머릿속으로만 제품 구상을 했다면 기술중개소에서 상담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을 해야하는지 알게됐고 기술중개소 매니저 등과 대화를 통해 상세하고 유용한 제품 조언들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기술중개소를 거쳐 탄생한 결과물이 바로 위행거이다. 위행거는 휴대용 백행거이다. 류 대표는 “카페나 식당에 갔을 때 특히 여성들이 가방을 둘 곳이 없어서 항상 무릎이나 의자 뒤에 두는 것을 종종 보고서 ‘불편한데 왜 해결하지 않고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들었고 기존에 있는 것이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디자인과 기능 함께 살리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기술중개소를 통해 개발했다”고 했다.
세운협업지원센터 기술중개소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 '아몬드병따개'. |
기술중개소를 이끄는 박주용 소장은 “이곳 기술중개소는 방대한 업종군이 밀집돼 있는 세운상가에서 원하는 제품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모르는 예비창업자들이 맨 처음 찾는 곳”이라며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니 언제든 찾아와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1년간 200여명의 예비 창업자들이 방문했는데 초기 생산 샘플을 만들기 위해 중국까지 가는 예비 창업자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이곳 세운상가의 매력은 도심 한복판에서 다양한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 모든 제작 공정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더 많은 예비 창업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기술중개인 양성 매뉴얼을 구상중이다.
한편 서울시는 세운상가군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운메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운메이드 프로젝트는 시작품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나 메이커를 대상으로 세운상가에 특화될 수 있는 제품을 공모, 시제품으로 개발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운메이드 프로젝트는 앞으로 세운상가 일대의 도심제조산업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세운상가군을 중심으로 도심제조산업을 활성화하고 제작기술과 메이커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은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향후 도시재생기업들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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