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격적 대우·부당업무지시에 직원 사기 저하…“대화로 풀자”
중구청 앞에서 1인 시위하는 모습.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지역본부 중구지부 제공] |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원하는거요? 별거 없습니다. 만나서 대화하고 오해를 풀자는건데….”
꼬일대로 꼬였다. 서울 중구(구청장 서양호)가 올해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그 시작은 지난 3월 구청장 등이 직원에 대한 갑질(?) 직권남용이 계속되자 노조에 대한 직원들의 열망이 표출된 글이 행정포털 내 노조게시판에 게재부터였다. 이 글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수백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구청측이 홍보전산과에 모든 직원 IP(인터넷 주소) 제출을 요구하면서 사태는 더욱 거세졌다. 직원들은 IP 요구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결국 노조의 새로운 구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조합원은 100여명에서 700여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2008년 단체협약 체결 이후 조합원 약 100여명 내외로 지난해까지 노조의 활동은 전무한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지역본부 중구지부(지부장 장경환)은 구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면담결과 구청장은 “행정포털 내 게시판은 공공재이며 시스템 내 익명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고 했다. 장경환 지부장은 “700여명의 조합원으로 늘어난 공무원 노조 중구지부는 지난 5월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노조와의 대화를 요구했으나 계속적으로 거부당해 피켓시위, 촛불문화제 등의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대화를 원하는데 계속해서 피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방호직(보안·경비 업무직) 2명을 추가 발령냈다. 이는 더욱 우릴 멀리하려는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또 부당한 업무지시로 인한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태였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6월 구청장은 U-20 월드컵 거리 응원전을 개최하라는 지시를 행사 3일 전에 내렸다. 당일 거리 응원전을 기획하고 직원을 동원했다. 이 응원전에서 직원들에게 노가리를 굽게 하고 맥주를 서빙하게 했다. 이날 판매 수익은 성금으로 가지않고 업체에서 가져갔다. 이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해 중구지부에서는 담당자 면담과 조사를 의뢰했으나 담당자는 되레 명예훼손으로 노조를 고발한다고 협박했다. 담당자는 구청장이 타 구청에서 소위 ‘데려온(?)’ 직원이다.
구청 한 관계자는 “서로 대화를 해야 발전이 있는데 구청장과 노조간 감정의 골이 심해서 모든 직원들이 힘들어 한다. 젊은 직원들이 하나 둘 일을 관뒀다”며 “어른이 먼저 나서서 풀어야 하는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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