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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상하이아트위크③] 퐁피두 끌어들인 상하이, 미술관 지형도 다시 그리다
퐁피두 상하이 마침내 오픈
5년간 퐁피두 소장품 웨스트번드 미술관서 소개
탱크·유즈·롱뮤지엄과 함께 예술특구 위용 자랑
중국작가 집중조명·협력 기획전 잇달아 개막
지난해까지 서양거장 집중 소개에서 변화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인 퐁피두가 중국 상하이 '웨스트번드 미술관'에 분관을 오픈했다. 퐁피두가 유럽 외외 분관을 연건 상하이가 처음이다. 건축은 데이비드치퍼필드 건축사무소에서 맡았다. 사진은 웨스트번드 미술관 내부 전경.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상하이)=이한빛 기자] 10년 넘게 끌어왔던 '퐁피두 상하이'가 마침내 오픈했다. 5일 VIP오픈을 시작으로 8일부터 일반 관람객을 맞았다. 오프닝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했고, 뉴욕타임즈 등 외신은 '미술관 외교'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인 퐁피두가 유럽 이외 분관을 오픈 한 건 상하이가 처음이다.

'퐁피두 상하이'의 정식 명칭은 '퐁피두 센터 X 웨스트번드 미술관 프로젝트(Centre Pompidou X West Bund Museum Project)'다. 퐁피두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자신들의 주요 소장품을 3번에 걸쳐 선보이며, 미술관 교육과 전시기획 등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질 예정이다. 상하이 웨스트번드 개발 그룹 공사는 프로젝트 비용으로 매년 퐁피두에 275만유로(약 한화 35억 원) 지불한다고 밝혔다.

'퐁피두 센터 X 웨스트번드 미술관 프로젝트' 외부 전경. [사진=헤럴드DB]

개막전은 소장품 첫번째 전시다. '더 셰입 오브 타임(The shape of time)'을 주제로 근대가 시작한 19세기 말부터 동시대미술까지를 망라하며 현대를 구성하는 역사를 살펴본다. 1970년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 두개 섹션으로 구성되며, 앞선 섹션에서는 마르셸 뒤샹, 파블로 피카소, 바슬리 칸딘스키, 콘스탄틴 브랑쿠지, 후안미로, 빌렘 드 쿠닝, 앙리 미쇼, 자오 우키, 알렉산더 칼더, 빅터 바사렐리 등 서양 근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를 소개한다. 레디메이드, 큐비즘, 추상 등 주요미술사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대표작들이 출품됐다. 퐁피두측은 "퐁피두 컬렉션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작가중에서는 이응노와 이우환 등 당시 파리에서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이 나왔다.

두 번째 섹션에선 요셉보이스, 주세페 페포네, 게르하르트 리히터, 카이 구오 퀴앙 등의 작품을 통해 '기술 발전으로 유토피아가 가능한가'를 회의하게 된 당시 서양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글로벌 미술시장에 반발해 탄생한 개념주의 미술과 포스트-개념주의 미술도 함께 다뤄진다.

'퐁피두 센터 X 웨스트번드 미술관 프로젝트'에서는 앞으로 5년간 퐁피두의 컬렉션을 3차례에 나누어 소개할 예정이다. 개막전에서는 '더 셰입 오브 타임(The shape of time)'을 주제로 근대가 시작된 19세기말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100점의 소장품으로 짚어본다. [사진=헤럴드DB]
'더 셰입 오브 타임(The shape of time)'전에 소개된 이응노의 1960년 작품. [사진=헤럴드DB]

웨스트번드 미술관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건축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사무소에서 맡았다. 약 2만7000제곱미터 크기로, 3개 메인 전시장이 있다. 외관이나 기초 공사는 지난해에 거의 끝났으나, 심의 등을 포함한 최종 계약서 내용을 놓고 1년 넘게 줄다리기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개막전에서 약 5점 정도의 작품이 교체 됐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세르주 라스비네 퐁피두 센터 관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검열 수준에 대해선 잘 모른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왜 특정작품이 부적절하다 생각하는지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욕타임즈에는 "퐁피두는 상하이와 협력관계가 사소한 검열 우려로 탈선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약 10년전에 상하이에 진출할 뻔 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유즈미술관의 '인 프로덕션: 아트 앤 더 스튜디오 시스템(n Production: Art and the Studio System)' 전시전경. [사진=헤럴드DB]
롱미술관에서는 중국 현대미술가인 쩌우 춘야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렸다. [사진=헤럴드DB]

웨스트번드 미술관의 건립으로 황푸강 서안엔 총 4개의 대형 미술관이 자리잡게 됐다. 석유비축창고를 개조한 탱크(TANK), 웨스트번드 미술관, 유즈미술관, 롱미술관이 큰길을 따라 위치하며 예술특구로의 위용을 자랑한다. 유즈미술관에서는 LA카운티뮤지엄과 손잡고 공동기획전 '인 프로덕션: 아트 앤 더 스튜디오 시스템(n Production: Art and the Studio System)'을 개최한다. 예술가의 스튜디오와 영화 스튜디오를 비교하며, 영화와 시각예술의 연결점에 대해 탐구하는 전시로 현대차가 후원한다.

롱미술관에서는 중국 현대미술가인 쩌우 춘야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지난해 상하이 아트위크를 맞아 프랑스 태생의 현대미술 거장인 루이스 부르주아를 소개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중국미술관들이 서양 미술계 거장의 대규모 전시를 통해 미술관 이름을 알렸다면, 이제는 중국 작가들을 현대미술계에 편입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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