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한 외교관들 줄줄이 증언대에
공화당 “헌터 바이든, 내부고발자도 공개 증언대에 세워야” 공세
존 볼턴 전 보좌관, 출판 계약 맺으며 ‘폭탄 발언’ 예고
[AP]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가 이번주부터 공개 청문회로 전환되면서 핵심 증인들의 입에 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은 오는 13일(현지시간)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를 증인으로 불러 공개 청문회를 연다. 15일에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의 공개 증언이 예정돼 있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까지 10명의 외교관이 비공개로 청문회에 나와 증언을 했으며 이 가운데 최소 4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고 10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예정된 공개 청문회가 (국무부의 불만을 해소하는) 카타르시스가 될 수도,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력으로부터 맹렬한 공격을 받는) 서커스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텔리비전으로 생중계될 청문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하원 정보위의 애덤 시프 위원장은 공화당이 요구한 내부고발자의 공개 증언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용감한 내부고발자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협박하고 보복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공화당 주장도 민주당은 거부하고 있다. 탄핵조사의 핵심은 개인적 정치적 목적을 이유로 우크라 정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인 만큼 자칫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 행적으로 이번 사태의 초점이 분산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반면 공화당의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NBC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가 있다고 생각하는 국가에 원조를 하지 않을 모든 권리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동시에 바이든 부자의 부패 의혹을 물고 늘어졌다.
이런 가운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탄핵 조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겪다 지난 9월 경질됐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의 변호사인 찰스 쿠퍼는 그가 아직 (하원) 증언에서 논의되지 않은 많은 대화와 만남에도 관여돼 있다며 중대 증언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법원이 하원 소환에 응해야 하는지 결정할 때까지 증언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최근 볼턴 전 보좌관이 미국의 유명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가 폭탄 발언을 쏟아낼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하원 소환에 불응하면서 찰스 쿠퍼먼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연방법원에 낸 소송에 또 다른 당사자로 참여하겠다고 요청한 것이 볼턴 전 보좌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쿠퍼먼 전 부보좌관은 볼턴 전 보좌관 밑에서 일했던 인물로, 백악관의 증언 거부 명령과 의회의 소환 요구 가운데 어느 쪽을 따라야 하는지 법원이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을 우크라 의혹의 핵심인물이라고 생각하는 볼턴 전 보좌관이 이 소식을 듣고 매우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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