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일각, 통일 부작용 주목하나 정작 獨에선 긍정이 압도적"
[헤럴드경제]분단 국가 한국에게는 30년이 흐른 '베를린 장벽 붕괴'가 여전히 주목받는 과제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소개했다.
10일 연햡뉴스에 따르면 WP는 '30년이 흐르고도 한국은 베를린 장벽 붕괴에 매달린다'는 제목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장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한국에선 장벽 붕괴에 관한 신문 기사가 매년 500개 이상씩 꾸준히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장벽 붕괴를 언급한 기사는 남북한 화해·협력 분위기가 조성된 2000년대 초반과 최근 들어 급증했는데, 이는 독일 통일 사례로부터 교훈을 찾으려는 분위기로 해석됐다.
WP는 베를린에서 8천km 떨어진 서울 이태원에서 장벽 붕괴 기념 파티가 열렸다고 전하면서, 한국인의 염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 영상 전시. [AFP=연합뉴스] |
이 자리에 참석한 슈테판 아우어 주한 독일대사는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 역시 통일과 자유를 기릴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덕담했다.
베를린 장벽 붕괴에 관한 한국의 깊은 관심은 수긍이 가지만, 편향된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기도 한다고 WP는 지적했다.
두 나라의 역사가 크게 다름에도 한국인들은 독일 통일로부터 선택적으로 교훈을 추출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한국인들이 독일 통일의 경제적 비용에 지나치게 집중하며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경향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상당수 한국인들이 1.4조∼2.2조달러(약 1천600조∼2천5백조원)로 추정되는 독일의 막대한 통일 비용을 주로 서독 주민들이 지불한 점에 주목, 통일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독일 현지에선 통일 민주국가에서 사는 이점이 경제적 비용을 넘어선다는 정서가 지배적이라며 이런 측면에 한국에 더 알려질 필요가 있다는 게 이 교수를 비롯해 현지 전문가의 지적이다.
독일 여론 조사를 보면 통일의 단점이 장점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독일 국민은 전체의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분단을 유지하는 게 더 이롭다"는 인식에 독일인 대부분은 공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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