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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이 내려앉은 듯…청담동 명품이 되다
청담동 ‘루이비통 메종 서울’ 개관
건축거장 ‘프랑크 게리’ 설계 작품
수원화성·학춤서 받은 영감 접목
유려한 곡선의 유리 부속물 눈길
4층 전시장서 자코메티 특별전도
세계적 건축가인 프랑크 게리의 한국 첫 건축물인‘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이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오픈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총 5개 층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은 게리가 건축한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과 외형적 유사성을 공유한다. 게리는 한국 전통 춤과 수원화성에서 받은 영감을 녹여냈다고 전한다. [LVMH 제공]

미술계에선 곧 잘 ‘빌바오 효과’가 언급된다. 실업률이 50%까지 치솟았던 스페인의 지방도시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건립되고 나서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이를 통해 빌바오는 하나의 건축물이 도시 전체의 운명을 바꾸는 문화파워를 상징하게 됐다. ‘메탈 플라워’로 불리는 구겐하임 미술관의 건축가, 프랑크 게리(Frank Gehry·90)의 건축물이 한국에도 생겼다.

루이비통은 지난달 31일 서울 청담동에 ‘루이비통 메종 서울(Louis Vuitton Maison Seoul)’을 오픈했다. 유려한 곡선의 유리 부속물이 눈에 띄는 이 건물은 프랑크 게리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건축물이 완공되는데는 약 2년의 시간이 걸렸다. 지난 2000년부터 청담동에 자리했던 루이비통 글로벌 매장은 ‘루이비통 메종 서울’로 변신하기 위해 2017년 9월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형태만 보더라도 프랑크 게리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게리가 설계한 프랑스 파리의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Foundation Louis Vuitton)과 유사성 때문이다. 루이비통 측은 한국의 역사가 담긴 18세기 건축물인 수원화성, 흰 도포 자락을 너울거려 학의 모습을 형상화한 전통 동래학춤의 우아한 움직임에서 받은 영감을 루이 비통 메종 서울 디자인에 담아냈다고 전했다.

게리는 “약 25년 전 서울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감명 받았던 점은 건축물과 자연 경관의 조화로운 풍경이었다. 종묘에 들어섰을 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한국 문화의 전통적 가치에서 영감을 받아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을 디자인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전체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총 5개 층으로 이루어진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실내 디자인은 건축가 겸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중인 피터 마리노(Peter Marino·70)가 맡았다. 지하 1~지상 3층은 매장이고, 4층은 전시 공간인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로 구성됐다.

12미터 높이의 층고가 돋보이는 입구부터 라운지까지, 각 층마다 소개하는 컬렉션의 특성에 맞춰 전부 다른 소재를 사용했다. 층마다 걸린 현대미술가의 작품도 섬세하게 선별했다. 프라이빗 살롱의 입구에는 네온 컬러의 설치작품으로 유명한 안젤름 라일(49)의 작품이 걸렸다. 못 등 건축현장이나 조각작업에 흔히 사용되는 물건들을 아크릴 합성수지 도료와 반죽해 새로운 맥락에서 소개하는 그의 작품은 ‘새로운 시각’을 강조한다.

루이비통은‘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의 개관을 기념해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재단 소장 컬렉션으로, 전체 8점이 나왔다. [LVMH 제공]

전시장인 ‘에스파스 루이비통’에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조각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이 오픈 기념전으로 마련됐다. 스위스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자코메티(1901~1966)는 조각가·화가로 극도의 간결한 인물 조각작품으로 유명하다.

특별전에는 루비이통 재단 미술관의 소장품인 조각 8점이 선보인다. 1940년말 부터 타계 직전까지의 작품들로 ‘장대 위의 두상’ ‘걸어가는 세 남자’ ‘쓰러지는 남자’ ‘베네치아의 여인Ⅲ’ ‘키가 큰 여인’, 시리즈인 ‘로타르’ 등이다.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개관전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전경 [헤럴드DB]

이번 특별전은 루이비통 재단 소장품을 선보이는 국제 순회프로젝트의 하나로 일본과 독일·이탈리아·중국에 이어 서울에서 공개된다. 전시는 1월 19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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