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다섯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일(현지시간)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만났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6월 시위가 시작된 뒤 처음 이뤄진 것으로, 홍콩 시위 진압에 대한 강경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참석차 상하이를 방문한 시 주석은 캐리 람 장관을 만나 홍콩 시위 사태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시 주석은 람 장관에게 “홍콩 특별행정구를 이끄는 일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고, 정세 안정과 사회 분위기 개선을 위해 큰 고생을 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는 캐리 람 장관과 홍콩 행정부의 업무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람 장관을 높이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람 장관은 이어 6일에는 베이징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인 한정(韓正) 부총리와도 만날 예정이다. 람 장관과 중국 최고 지도부의 잇딴 만남은 람 장관에 대한 재신임을 천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회동은 람 장관에 대한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5일 기준 150일째를 맞고 있는 홍콩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람 장관에게 “홍콩의 풍파가 이미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며 “폭력과 혼란을 제압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홍콩이 당면한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법에 따라 폭력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니 절대 흔들림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중앙정부는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끝난 지난 1일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특별행정구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완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시진핑 집권 2기 후반부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4중전회 직후 나온 이 같은 발표는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시위 사태에 한층 더 강경하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4중전회 후 첫 주말 시위인 지난 2일 홍콩 경찰은 무려 200명이 넘는 시위대를 체포했고, 6개 쇼핑몰에 전격 진입해 대규모 검거작전을 벌이는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