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 둔화에 오염물질 감축 위해 멈춘 공장 가동 재개
인도 정부 위험가스 배출 농업 관행 방관
스모그로 가득찬 인도 수도 뉴델리의 모습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기후변화 위기 대응이 시대적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정작 행동에 나서야할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들이 '마이웨이'를 선언하면서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이들 세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총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은 그간 예고해 온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위한 공식절차에 돌입했다. 4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미국은 협약 규정에 따라 공식 탈퇴 통보를 유엔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탈퇴는 통보 이후 1년 이후부터 효력이 생긴다. 최종 탈퇴가 이뤄지면 미국은 파리협약을 지지하지 않는 전세계 유일한 나라가 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 납세자와 기업, 납세자에게 지워지는 불공정한 부담 때문에 협약 탈퇴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면서 미국은 이미 오염물질 감축 노력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탈퇴는 현재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아직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부여받지 않은 중국과 인도 등의 협약 이행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 중 하나인 미국이 탈퇴하면서 주요 배출국을 압박하기 위한 각국의 외교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해졌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최근 대기질 지표 목표를 완화시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 생태환경부는 베이징, 톈진과 주변의 다른 26개 도시를 포함한 북부 28개 도시를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를 4%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당초 생태환경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5.5%보다 낮은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산업단지 내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이 가뜩이나 더뎌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리 슈오 그린피스 중국 지부 정책자문관은 "어두운 경제 전망이 중국의 환경 야망을 길들이고 있다(세계적 기후변화 리더로)"면서 "중국 시민들은 이번 결정의 결과를 오는 겨울 폐로 직접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는 마치 가스실을 방불케 하는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일 뉴델리의 대기질 지수(AQI)가 심각(401~500) 수준을 훨씬 웃도는 999를 넘기도 했다. 뉴델리 근교에서 농부들이 작물 찌꺼기를 태우면서 발생한 아산화질소와 아황산가스가 스모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화살은 농부들의 관행을 방관한 정부와 주 정부로 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일 인도 대법원은 "우리는 이 상태로 갈 수 없다. 시민들은 그들의 집에서조차 안전하지 못하다"면서 대기 오염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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