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증언·탄핵 조사엔 “조직적 비방 활동”
록하트 전 대변인 “개인 숭배 선전원…북한 떠올리게 해”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천재”라고 치켜세우고 그의 반대 세력은 “인간 쓰레기”라고 폄하한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의 언행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리샴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예스맨’ 채용에 대해 경고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자 즉각 성명을 내고 “나는 존 켈리와 일했다. 그는 우리 위대한 대통령의 천재성에 대처하기엔 전적으로 준비가 안 된 사람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네버 트럼퍼(Never Trumper·트럼프 반대파)’ 공화당원들을 가리켜 “인간쓰레기(human scum)”라고 한 데 대해 다음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고 있고, 반대해왔고, 자리를 차지하고 대통령과 일해온 사람들은 바로 그것(인간쓰레기)”이라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무엇을 하든 무효화하려고 계속 애쓰는 사람들은 그런 심한 말을 들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그리샴 대변인은 지난주 탄핵 조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관련해서도 성명을 내고 “테일러의 증언과 탄핵 조사는 조직적인 비방 활동”이라고 깎아내렸다.
이같은 발언에 논란이 제기됨에도 그리샴 대변인은 “대통령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것은 나의 일”이라고 주장했다고 WP는 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 록하트는 “그리샴의 발언은 전통적인 소통 담당자에서 ‘우상화 선전원’ 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면서 “그것은 북한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북한 언론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한 라운드에서 34타를 쳤다고 골프 게임에 대해 보도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애리 플라이셔는 “켈리 관련 발언은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시받았을 것”이라며 “그리샴보단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들린다”고 평했다.
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