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일본 도쿄 도심에서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전국 네트워크, 포럼 평화·인권·환경 등 단체들 주도로 일본 정부가 유아 교육·보육 무상화 대상에서 조선유치원을 제외한 것에 항의하는 거리 행진이 펼쳐지고 있다. 재일 조선인과 일본인 등 5500명(주최측 추산)은 이날 히비야 야외음악당에서 집회를 연 뒤 도쿄역까지 1시간에 걸쳐 거리 행진을 펼쳤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운자] 일본 정부가 유치원과 보육원의 유아 교육·보육을 무상화하면서 재일 조선학교계열 유치원을 대상에서 제외하자 이에 항의하는 재일동포들과 일본인들이 2일 도쿄(東京)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전국 네트워크, 포럼 평화·인권·환경 등 단체들은 이날 히비야 야외음악당에서 집회를 연 뒤 번화가인 긴자(銀座)를 거쳐 도쿄 역까지 1시간여 동안 거리 행진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조선학교 따돌리기를 중단하라”, “"조선유치원에 대한 차별정책을 용서하지 않겠다”, “친구들에게 따돌림 받게 하지 말라” 등의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든 채 가두행진에 나서면서 유아 보육 무상화 정책에서 조선유치원을 제외하는 정책을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일본 정부가 태어날 때부터 차별을 받는 상처를 주려고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유아 교육·보육 시설에 대해 무상화 정책을 실시했다. 유치원의 경우 원생 1인당 월 2만5700엔(약 27만7600원)을 지원하는데, ‘일시보육’을 하는 경우 1만1300엔(약 12만2100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하지만 조선학교가 운영하는 조선유치원을 외국 출신 어린이들이 다니는 국제유치원 등과 함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본 전체의 조선 유치원은 40곳이다.
조선유치원이 대상에서 빠지며 무상화 정책에서 차별받는 상황이 되자 조선총련계를 비롯한 재일동포들과 조선학교·조선유치원에 애정을 가진 일본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와 거리행진의 참가자한 사람들은 5500명으로 일본에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인원이 참가한 숫자다. 그만큼 재일동포 사회와 일본 시민사회가 일본 정부의 유아 교육·보육 무상화 정책에 대한 차별에 불만이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문부과학상, 후생노동상을 수신인으로 하는 요청문을 발표하고 “조선유치원을 포함한 모든 유치원을 무상화 대상으로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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