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워싱턴 내셔널스의 불펜 투수인 션 두리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공개적으로 불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축하 오찬을 하기로 했지만 과거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 트윗을 날린 투수 션 두리틀은 불참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워싱턴 내셔널스에 오는 4일 오찬을 제안했고 내셔널스는 이를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내셔널스는 미국 수도인 워싱턴DC 연고팀 중 95년만에 우승을 이뤄낸 팀으로, 지난달 30일 마지막 7차전에서 명승부 끝에 짜릿한 역전승으로 극적으로 우승했다.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정기적으로 스포츠 경기 우승팀을 축하해온 관례가 있어 이번 초대가 특이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이런 행사가 수차례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한 적이 있다.
이번엔 내셔널스 선수 중 중간 계투인 션 두리틀이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대에 불응한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션 두리틀(왼쪽). 사진은 두리틀이 포수 얀 고메스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7-3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며 뛰어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 |
WP는 두리틀이 구체적인 불참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6년 과거의 외설적 대화 내용이 공개된 뒤 '라커룸 토크'(Locker room talk)라고 해명한 데 대해 비판한 바 있다고 전했다.
두리틀은 당시 자신의 트윗에 "나는 전체 선수 인생을 라커룸에서 지내왔지만, 이건 라커룸 대화가 아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5차전 경기장을 찾았다가 팬들로부터 "트럼프를 탄핵하고 구속하라"는 야유를 들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장내 혼란을 원치 않는다며 시구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논란을 빚은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 등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백악관으로 초대했는데, 레드삭스의 경우 소수인종 출신 선수들이 불참을 결정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선 여자 축구 월드컵에서 우승한 미국 국가대표팀이 초대를 받아도 응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바람에 초청조차 못 한 일이 있었다.
지난 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탓을 하며 대학풋볼 전국 챔피언십 우승팀인 '클렘슨 타이거스'에 햄버거와 피자를 제공해 푸대접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작년에는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 간판선수들이 잇달아 불참 의사를 밝히자 행사 하루 전 초청을 취소했고, 2018년 미국프로농구(NBA)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백악관을 찾는 대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NFL의 일부 선수가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항의해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는 시위를 벌인 것을 애국심 부족이라고 비난하면서 퇴출을 종용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