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자율주행 기술 개발비 부담 감소·환경 규제에 따른 비용 절감 기대
(앞에서부터) 푸조와 피아트의 마크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최근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SA가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유럽 및 중국 시장에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공통된 약점'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SA는 합병을 선언, 세계 4위 자동차 회사의 탄생을 알렸다.
외신들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동반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술 투자에 대한 수요가 확대와 공유경제 확산 등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각종 위협요인들이 양 사의 합병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합병을 통해 양 사는 유럽권에서 폭스바겐을 제치고 시장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거대 자동차 기업의 탄생이 해법이 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SA는 유럽 시장의 둔화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라는 약점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PA는 불완전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최근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3분기에 1억 7900만 유로의 손실을 입었다. 14억 유로에 달하는 비현금 청구건 때문이다. 이는 사업 가치가 낮아진 소형차 및 고급차 부품 개발이 정리수순을 밟고, 대신 회사가 전기차에 대한 투자에 다시 집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용을 감안하지 않은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해당 분기 수익은 13억 유로로 이 마저도 지난해 동기에 비해 6% 가량 감소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합병은 새 기술 투자에 대한 양 사의 비용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 사가 모두 전기차 개발에 있어서는 경쟁사에 비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 사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 비용을 분담함으로써 연간 37억 유로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합병을 통해 점차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정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노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푸조SA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있어서 피아트 크라이슬러보다 훨씬 더 앞서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왕립은행의 톰 나라얀 애널리스트는 "푸조SA와 합병을 통해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차량의 평균 이산화 탄소를 줄임으로써 유럽에서만 연간 35억 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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