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전망 바뀌지 않는 한 통화정책 유지될 것”, 당분간 동결 시사
3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 들어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과 9월에 이은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적정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의 둔화와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에 끼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보험적 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활동이 적정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노동시장이 강하다”면서 “가계 지출이 강하게 증가하고 있는 한편 기업 투자와 수출이 약화됐다”고 밝혔다. 또한 연준은 지난 1년 간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글로벌 전개 상황에 맞서 미국의 경제를 강하게 유지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위험 요소들에 대한 보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 상황에 대한 정보가 대체로 우리의 전망과 같게 유지되는 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 이후 미 언론들은 연준이 경제 상황을 ‘관망’하면서 당분간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실제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그간 금리인하 의지를 담아온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란 핵심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를 넣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기 전망에 대한 위험이 남아 있지만, 연준이 이제는 좀 더 인내하는 모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제 전망이 유지되는 한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파월 의장의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같은날 미 상무부는 3분기 GDP(국내총생산)가 1.9% 성장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2분기 2.0%에서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연준이 성명에서 경제 상황에 대해 거듭 ‘강하다(strong)’란 표현을 사용하고,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견고한 가계소비 추세를 거듭 거론한 것도 연준이 경제 전망을 낙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니퍼 리 BMO캐피털마켓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소비지출 부분에 대해서 특히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망이 바뀌지 않은 한 금리 조정은 당분간 보류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날 금리인하와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등의 영향으로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88포인트(0.33%) 오른 3046.77로 마감하며 전날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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