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범죄조직 연루 가능성 대두
23일(현지시간) 영국 현지 경찰이 시신이 실린 컨테이너를 옮기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에섹스 주 냉동 화물 컨테이너안에서 발견된 시신이 모두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강대국 미국과의 패권 다툼을 벌이는 사이, 국민들은 자의 혹은 타의로 타국에 불법 입국을 시도하고 있는 현실이 '비극적 사건'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고속 성장과 함께 더욱 심화된 불평등을 비극의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빈곤이 극적으로 감소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해서 경제난으로 인해 고통받는 집단이 사라졌다고는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이민을 시도하다가 미국 국경 순찰대에 체포된 중국인의 수는 1077명에 달했다. 2년 전인 2016년에는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을 시도한 중국인이 2439명에 달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의 불법 이민 시도는 빠른 성장을 누리고 있는 중국의 경제적 현실과는 분명히 모순된다.
영국 런던 이민연구분석센터의 크리스천 더스트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의 경제 성장이 낳은 결과들은 대부분 긍정적이기는 했다"면서 "그렇다고해서 남들보다 더 고통받는 이들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고 했다.
심화되고 있는 중국 내 불평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민 정책 연구소 국제 프로그램 책임자 나탈리아 바눌레스쿠-보그단은 "중국처럼 큰 나라에서는 기회가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면서 "잘 사는 사람들의 스펙트럼은 끝도 없지만, 더 절박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39명의 중국인들이 인신매매와 연루됐는지 혹은 불법이주를 시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인신매매 등과 관련된 더 큰 범죄조직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눌레스쿠-보그단은 "중국에서 영국으로 가는 루트가 여러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마 단순히 이를 나르던 운전자들은 자신들이 사람이 든 화물을 운반하는 것을 몰랐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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