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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의 사과도 소용 없다”…칠레 시민 분노 UP·시위 사망자수 18명
피녜라 대통령, 전기요금 인상 철회 등 약속
시위 진정시키는데 도움 안돼
24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시위자들과 경찰들이 충돌했다. [EPA]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칠레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또 다시 충돌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의 사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칠레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시위 사망자수는 18명으로 늘었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피녜라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국민들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연금과 최저임근 인상, 의료비 부담 완화. 의약품 가격 인하, 전기요금 가격 안정 등을 약속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전기요금 인상을 철회하고 연말까지 동결할 것”이라며 “총 700만 가국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들이 서민들의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칠레 정부는 전기요금을 9.2% 인상한 바 있다. 잦은 공공요금 인상 등에 성난 칠레 국민들은 지난 6일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을 계기로 시위를 시작했고, 연일 확산되고 있다. 시위대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양극화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키며, 임근과 연금, 교육,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또 일부에서는 피녜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칠레 정부는 시위 초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에 통제권을 부여하는 등 강경하게 맞섰지만, 시위가 더욱 격화되자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노동조합들의 총파업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산티아고 도심에서는 6일째 군중이 들끓었다. 경찰은 시위자들에게 최루탄과 고무탄, 물 대포를 발사해 전국 대도시의 상당 지역을 마비시켰다.

피녜라 대통령의 연설은 산티아고의 지하철 가격 인상으로 시작된 시위를 진정시키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칠레 국민들 사이에 자리잡은 뿌리 깊은 분노를 드러냈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시위로 18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5명은 군경의 진압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이날 신원 미상의 차량을 운전하던 사람이 산 페드로 데 라 파스의 군중을 들이받아 4살짜리 아이가 사망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CNN은 “많은 사람들이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번영하고 안정된 국가에 남아 있는 경제적 불평등, 생활비, 증가하는 부채에 좌절하고 있다”며 “칠레는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이지만, 세계에서 소득 불평등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OECD에 따르면 칠레 근로자의 거의 3분의 1이 비공식 또는 비정규직에 고용돼 있고, 칠레인 2명 중 1명은 읽고 쓰는 능력이 낮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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