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고민을 담아낸 연극 공연 '명과 노을'. [서울시 제공] |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시는 청소년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연극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를 11월21일부터 12월8일까지 마포구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공연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그 동안 금기시 되고 문제 중심적으로 접근해 왔던 청소년의 성을 그들의 언어로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담아내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은 5.7%이며 첫 성관계 경험 평균연령은 13.6세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여성들은 정확하지 않은 피임방법 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임신, 출산, 낙태 등을 겪게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공공장소나 학교 안에서 성적인 촬영물을 몰래 찍거나 친구, 가족 등 지인들의 사진을 포르노물처럼 합성해 유포하는 등의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우리사회에서 청소년은 무성적인 존재로 취급되고 성이 터부시 되는 현실에서 청소년들의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말할 수 없고 정확한 지식을 알기에도 제한적이다. 또 청소년의 성관계는 낙인, 임신, 출산, 낙태 등 심리적·신체적 건강과도 연결되어 있어 사후적 지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청소년의 성경험을 이해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이에 서울시와 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 봄’은 청소년의 성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의 섹슈얼리티 경험을 그들의 상황과 맥락에서 이해하고 밀접한 관계에 있는 부모, 상담가, 교사 등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자 본 연극을 기획·공연하게 됐다.
연극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는 주인공 청소년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연애와 관계, 피임과 임신, 성적자기결정권과 성적실천 등 성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성’에 대한 문제들을 던지고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공연은 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에서 운영해 오던 교육연극 프로그램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정식 공연으로 무대화했다.
본 공연을 주관하는 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 봄 (센터장 백재희)은 전국 유일한 위기 십대여성 전용 건강지원센터로 2013년 9월에 개소해 위기에 놓인 십대여성을 지원하고 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연극은 사전 신청기간인 10월28일부터 11월18일까지 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 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가능하며 1회 최대 100명까지 선착순 마감된다.
김순희 서울시 여성권익담당관은 “이번 공연이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성’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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