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경찰 “화성 실종 초등생 유류품 발견했지만 가족에 통보 안해”
“당시 수사관들은 기억 안난다고 주장”
“화성 8차·10차 사건, 이춘재 DNA 미검출”
경찰, ‘실종사건’ -> ‘살인사건’ 으로 사건 명칭 수정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수사상황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경찰이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한 화성 9살 초등학생 실종 사건에 대해, 경찰이 현장에서 여학생의 유류품을 발견했지만 이를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경찰은 당시 강력사건이 아닌 ‘가출사건’으로 종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실종자 부모는 당시 경찰로부터 유류품 발견 여부를 통지 받지 못했다고 하고 있는데 수사 기록과 당시 수사관계자들 진술로도 당시 경찰관들은 그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실종자 유류품은 실종 5개월여가 지난 후 인근 야산에서 책가방등 10여점이 발견됐고 치마 등 7점을 감정의뢰한 결과 3점에서 인혈반응은 양성, 그러나 혈액형은 판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초등생 실종사건은 최근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피해자 김모(당시 9세)양은 1989년 7월 18일 화성군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행방이 묘연해졌다. 초등생 살인사건의 유족은 최근 이춘재가 추가 범행을 자백한 뒤에야 딸의 유류품 존재를 알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김 양의 유류품이 발견된 사실을 김 양의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 수사본부장은 “당시 수사관들에게 유류품 발견 사실을 왜 알리지 않았는지에 관해 물어봤지만 너무 오래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 그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이춘재가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유기하고 주장하고 있는 장소와 실제로 유류품이 발견된 장소와는 거리가 100여m 이상 차이가 있어 곧바로 수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반 수사본부장은 “이춘재가 진술하는 유기장소와 유류물이 발견된 장소가 일치하지 않고 유기장소로 추정되는 곳은 현재 지형이 많이 변형돼 있어 당시 수사관계자와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계속 수사중에 있다”며 “유류품 발견 장소 및 사체유기 장소가 특정되면 실종자 가족에게 사전 통보 후 정밀 수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은 당시 수사상 강력사건이 아닌 ‘가출’ 사건으로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경찰이 김 양 사건을 왜 가출사건으로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반 수사본부장은 “경찰도 가족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 똑같은 마음을 갖고 정밀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사건을 실종사건으로 명명한 것에 대해서도 정정했다. 반 수사본부장은 “표현만 실종사건이라고 한 것”이라며 “명명을 살인사건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춘재의 DNA가 화성 8차 사건 증거물에서는 DNA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과거 범인이 검거돼 처벌까지 끝났지만 이춘재는 이를 포함해 10건의 화성사건 모두와 충북 청주 등에서 저지른 4건 등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에 경찰은 이춘재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고자 현재 남아있는 8차 사건 당시 증거물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토끼풀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기는 했지만 이 사건과 유사한 수법의 미제절도사건에서 용의자 흔적이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창호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한 바 있다. 국과수는 또 앞서 분석을 진행한 10차 사건의 증거물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최종 통보했다.

현재까지 이춘재의 DNA가 증거물에서 나온 사건은 화성 사건의 3, 4, 5, 7, 9차 사건 등 모두 5건이다. 2차 사건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은 현재 진행 중이다.

sa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