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옥전 28호분 출토 금귀걸이. 현존하는 가야 시대 ‘긴 사슬 장식 금귀걸이’ 중 가장 화려하고 보존 상태가 뛰어나다. [사진제공=문화재청] |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긴 사슬 장식 금귀걸이· 하트모양 장식이 달린 귀걸이· 고리자루 큰 칼…. 가야문화권 중요 유물 5건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23일 '합천 옥전 28호분 출토 금귀걸이'를 비롯한 유물에 대해 보물로 지정예고 했다.
이번 지정 예고 대상인 유물 5건은 모두 1980년대 발굴된 것으로 합천 옥천, 함안 마갑총 고분 등 가야의 대표 고분에서 출토됐다. 시기는 5~6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측은 "가야의 생활상과 기술 수준에 대한 실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유물"이라며 "그동한 미진했던 가야 유물에 대한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를 재평가 해 보물로 가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합천 옥전 28호분 출토 금귀걸이(陜川 玉田 二十八號墳 出土 金製耳飾)' 한 쌍은 1985~1986년까지 이루어진 경상대학교 박물관의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것으로, 현존하는 가야 시대 ‘긴 사슬 장식 금귀걸이’ 중 가장 화려하고 보존 상태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긴 사슬 장식 금귀걸이는 사슬고리나 S자형 금판고리를 연결하여 기다란 형태를 만든 것으로 신라나 백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가야의 독창적인 기술을 보여준다.
합천 옥전 M6호분 출토 금귀걸이. [사진제공=문화재청] |
'합천 옥전 M4호분 출토 금귀걸이(陜川 玉田 M4號墳 出土 金製耳飾)'는 좌‧우 한 쌍이 온전히 남아 있고 무덤의 주인공이 귀에 달았던 곳에서 발견되어 실제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 귀걸이는 가늘고 둥근 주고리(세환이식·細環耳飾) 아래 속이 빈 공 모양의 장식을 달았고, 그 아래 심엽형(心葉形·하트모양) 장식, 마지막으로 산치자 열매 모양의 입체형 장식을 다는 등 가야귀걸이 양식의 가장 대표적이고 특징적인 양식을 보여준다.
특히, 장식마다 금 알갱이를 테두리에 붙이거나 금선(金線) 형태를 만든 누금세공기법(鏤金細工技法), 금판을 두드려서 요철(凹凸) 효과를 낸 타출기법(打出技法) 등 다양한 공예기법이 적용돼 가야 시대 금속세공기술이 매우 발달했음을 보여준다.
'합천 옥전 M6호분 출토 금귀걸이(陜川 玉田 M6號墳 出土 金製耳飾)' 한 쌍은 1991년~1992년까지 경상대학교 박물관에서 발굴한 옥전 M6호분에서 출토된 것으로, 목곽(木槨)의 남쪽에 놓인 무덤 주인공의 머리 부근에서 발견됐다. 현존하는 가야 산치자형 장식을 가진 금귀걸이 중 상당히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주고리의 2단 중간 장식, 격자형 원통형 금판으로 연결된 공 모양 장식, 인(人)자형 고리에 산치자형 장식을 달고 마지막 끝을 금 알갱이로 마무리한 것은 신라 금귀걸이의 중간식 형태와 가야의 산치자형 끝장식이 결합된 독특한 혼합양식으로, 6세기 가야 지역의 교류양상을 보여준다.
합천 옥전 M3호분 출토 고리자루 칼 일괄 출토 상태 [사진제공=문화재청] |
외에도 '합천 옥전 M3호분 출토 고리자루 큰 칼 일괄(陜川 玉田 M3號墳 出土 環頭大刀 一括)' 4점, '함안 마갑총 출토 말갑 옷 및 고리자루 큰 칼(咸安 馬甲塚 出土 馬甲 및 環頭大刀)'도 이번 보물지정 대상이다. 동북아시아에서 철제 무구와 중장기병 전술이 확산되는 양상과 높은 수준의 철기 제작기술이 개발되고 교류된 양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는 점, 유물의 희소성과 완전성 등에서 역사‧학술‧기술사에서 중요한 유물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2차례에 걸쳐 경상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박물관에서 신청한 소장품들 중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문화권의 특징이 반영된 유물 총 37건에 대해 문화재 지정이 가능한지에 대한 조사를 해오고 있다. 이번 지정예고는 그 두 번째 결과로, 앞으로 나머지 유물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추가로 문화재 지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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