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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은 침묵, 그림이 되다
갤러리 체나콜로, 김정환 개인전
김정환, 黙吟(Poetry with Silence)19-03-30 Chinese Ink and Silica Sand on Korean Paper mounted on Canvas, 91x72cm, 2019 [사진제공=갤러리 체나콜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깊고 깊은 침묵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김정환 작가는 종이와 먹, 검정과 흰색의 대비로 이 조용한 명상을 그려낸다. 모든 생각이 다 들어있는 듯한 검은 면, 그 면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하는 흰 여백이 시작한다. 숨 쉴 틈이자, 사유의 새 장이다. 먹이 스며든 종이 위로 청명한 바람이 부는 듯 하다.

서예와 전각을 바탕으로 현대적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 김정환의 개인전이 인천에 위치한 갤러리 체나콜로에서 열린다. 지난 8월 24일 개관한 갤러리 체나콜로는 개관전 '인천 미술의 시선'이후 첫 전시로 김정환 작가의 '소리없이 시를 읊다(黙吟·Poetry with Silence)'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엔 작가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선보여온 '묵음' 연작이 나온다. 흰색과 검은색의 길항작용 속에서 시간성과 공간성을 드러내온 작가는 최근작에서 공간에 대한 깊은 고민, 시선과 획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김정환의 작업에 대해 "작가는 최대한 단순한 이미지와 검정색만으로 모든 것을 압축해서 전달하는 힘 있는 회화를 지향한다. 서예나 전각 같은 그림일 것"이라며 "서예나 전각이 현대회화로서 승화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작가의 의도가 투영된 그림"이라고 평한다.

지난 2018년 작가의 일본개인전 당시 인연을 맺은 미술평론가이자 전 이타미시립미술관 관장인 시카우에 오시타로는 “김정환은 매재의 성질을 그대로 살려 마음의 깊이와 기품 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처럼 내적 필연성과 심적 균형의 갈등에서 창출된 그림은 직감과 실감의 교착(交錯)이 초래한 정신세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정환의 그림에 대한 시선의 거리에 따라 심상 풍경에 휩싸이거나 멀리에서 바라보는 감상을 통해 그림에는 없는 색채의 이미지가 뇌리에 환기되는 것은 비단 나 한 사람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김정환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2013년과 14년에 서울문화재단에서 선정하는 아트캠페인 '바람난 미술전'에 작가로 선정됐고, 2013년엔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 서예가 4인전 '협풍묵우'의 전시감독을 맡았다. 주요 작품 소장처는 대유미디어그룹, 아주대학교 다산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라마다호텔 남대문, 신촌 세브란스병원, 한국예탁결제원, KSD나눔재단, 전북대학교, 아시아개발은행, 육군본부, 달관미술관(중국 악양)등이다. 전시는 10월 29일부터 12월 29일까지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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