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헌법 수호 재강조…'전쟁 가능국가' 개헌 추진 아베 행보와 대비
22일(현지시간) 도쿄 고쿄에서 열린 즉위례 정전 의식에 임하고 있는 나루히토 일왕의 모습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퇴위한 아키히토 선왕에 이어 지난 5월 제 126대 일왕에 오른 나루히토가 22일(현지시간) 즉위식을 갖고 세계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 자리에서 국민 행복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면서 헌법에 따라 행동할 것을 다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일왕의 거처인 도쿄 고쿄(皇居)에서 열린 '즉위례 정전 의식'에서 "즉위를 내외에 선명한다"며 왕위 계승을 선언했다. 즉위식은 약 30분간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는 전세계에서 초청된 183개국 및 국제기구 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항상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면서, 헌법대로 행동하고 일본의 상징이자 국민의 화합의 상징으로서 나의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우리 국민의 지혜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일본이 더욱 발전하고 국제사회의 우정과 평화, 인류 복지와 번영에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왕의 직위에 축하의 뜻을 전했다. 아베 총리는 "새로운 마음으로 희망으로 가득 찬 평화롭고 밝은 미래,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맞대는 가운데 문화가 생기고 자라는 시대를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만세 삼창을 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5월 진행된 즉위 행사에서도 국민 행복과 세계 평과 그리고 헌법에 따른 책무를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나루히토 일왕이 다시금 강조한 평화와 헌법후보의 메세지는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보통 국가로 바꾸려고 하는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 노력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전쟁가능 국가로의 개헌은 아베 총리의 숙원 중 하나다.
아베 총리는 국가 간 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한다고 규정한 '헌법 9조'에 대한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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