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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르드족과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영 TRT 방송 행사에서 “지난 17년 간의 임기 동안 나는 테러 단체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본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언급한 ‘테러 단체’는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의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의미한다.
터키는 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지부라고 주장하며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
터키는 17일 미국의 중재로 쿠르드족과 5일간의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YPG와 합의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터키의 군사작전을 비판한 데 대해 “테러리스트를 옹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을 지목하며 “언제부터 테러 조직 편에 섰나?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YPG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기라도 했나”라고 물었다.
이어 “터키는 어느 나라의 영토에도 관심이 없다"며 "그런 비판은 터키에 대한 가장 큰 모욕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오는 22일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서는 “푸틴 대통령과 안전지대 문제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그와 논의한 뒤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조건부 휴전의 마지막 날인 22일 러시아 소치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같은 행사에서 “이제 35시간 남았다”며 “그들(YPG)이 철수하지 않으면 우리는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는 미국과 합의한 사안”이라며 “YPG가 이 지역에서 철수한다면 우리는 작전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가 미국의 중재로 쿠르드족과 합의한 휴전의 조건은 17일 오후 10시부터 120시간 내로 쿠르드 민병대가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고, 터키군이 안전지대를 관리하는 것이다.
터키는 444㎞에 이르는 유프라테스강 동쪽 시리아 국경을 따라 폭 32㎞의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 이상을 이곳에 이주시킬 계획이다.
다만, YPG가 주축을 이룬 쿠르드·아랍 연합 전투부대인 ‘시리아민주’(SDF)은 탈 아브야드에서 라스 알-아인 사이 120㎞ 구간만 안전지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어서 터키와 견해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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