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로부터 3일전에 허가받아야”
세들레츠 납골당 내부 모습. 일부 해골과 뼈가 샹들리에처럼 매달려 있다. [세들레츠 납골당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정지은 인턴기자] 체코 세들레츠 납골당(Kostnice v Sedlci)에서의 사진 촬영이 내년부터 제한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일부 관광객이 ‘셀카’를 찍기 위해 뼈를 제자리에서 옮기는 등 유골의 존엄성을 헤치는 행동이 잇따르면서 앞으로 사진 촬영이 엄격히 제한된다”고 보도했다.
현지 가톨릭 교구의 라드카 크레이치 교구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2020년부터 세들레츠 납골당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교구로부터 3일 전에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관광객들이 사진 촬영을 제한하는 이번 결정을 존중해 주고, 제한하는 이유를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도시 쿠트나호라 세들레츠에 있는 세들레츠 납골당은 내부 전체가 14세기 전후 흑사병 창궐과 이어진 전쟁으로 인근에서 숨진 약 6만구의 해골과 뼈로 치장됐다. 때문에 ‘해골 성당(Church of Bones)’이라고도 불린다.
세들레츠 납골당에는 여러 언어로 “유골들은 엄연히 시신의 일부이니 예우를 갖춰 달라”는 안내문이 비치돼 있지만 유골의 존엄성을 헤치는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CNN은 “이색적인 풍경을 보려고 점점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셀카’를 찍기 위해 뼈에 키스하는 등 손을 대거나 해골에 모자나 선글라스를 씌우는 등 유골에 예우를 갖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jungj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