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장기화…민주인사들 겨냥 ‘백색테러’ 잇따라
괴한들의 쇠망치 테러로 부상해 입원한 지미 샴 홍콩 민간인권전선 대표.[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대표가 괴한들로부터 ‘쇠망치 테러’를 당했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민주 인사들을 겨냥한 ‘백색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우려가 높다.
민간인권전선은 16일(현지시간) 밤 성명을 내고 “지미 샴 대표가 오늘 저녁 구룡 몽콕 지역에서 열린 민간인권전선 연례총회에 참석하러 가다가 쇠망치를 휘두르는 남성 괴한 4~5명에게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비중국계로 보인 괴한들은 해머, 스패너 등으로 샴 대표의 머리와 팔 등을 마구 때렸다.
머리와 팔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샴 대표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이송 당시 의식은 있었다.
괴한들은 범행 후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타고 도주했으며 홍콩 경찰은 추적에 나섰다.
샴 대표가 테러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8월 29일에도 홍콩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중 야구 방망이와 흉기를 든 괴한 2명의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민간인권전선은 “가해자들의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번 공격은 민주 인사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홍콩에 ‘백색테러’의 공포를 불어넣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공격은 민간인권전선이 20일 예고한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발생해 집회 저지를 위한 테러란 분석이 나온다.
홍콩에서는 6월 초 시위가 시작된 이후 민주 인사들에 대한 백색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8월 18일 운동가 룽캄싱이 정체불명의 남성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당한 데 이어, 지난달 2일엔 야당 데모시스토당의 이삭 청 부주석이 남성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지난달 4일엔 반중국 성향 일간지 빈과일보를 소유한 지미 라이의 자택 정문에 두 명의 남성이 화염병을 던졌다. 이어 24일엔 야당인 민주당 소속 로이 퀑 의원이 괴한 4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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