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모스크바서도 한 남성이 2억원 상당 그림 들고 나가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미국의 한 미술관에서 2만 달러 상당의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이 도난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관계자가 한 눈을 판 사이 그림을 들고 나가는 대담함을 보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의 한 갤러리에 2만 달러짜리 살바도르 달리의 에칭(eching, 산의 부식작용을 이용한 판화)이 도난당했다. 감시 카메라에는 오픈된 갤러리에 들어와 전시장에 놓인 그림을 자연스레 손에 들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범인의 모습이 포착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갤러리에서 달리의 에칭화 ‘불타는 기린’이 도난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내부 관계자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이젤에 놓여있던 그림을 들고 나가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이젤에 고정돼 있던 작품은 그날따라 고정이 돼 있지 않았다.
당시 갤러리를 지키고 있던 라스자드 홉킨스 부관장은 “갤러리에 혼자 있다가 잠시 등을 돌렸다가 다시 보니 (그림이) 사라지고 없었다”면서 “범인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ABC 7뉴스가 입수한 감시카메라 영상에는 범인으로 보이는 파란색 모자와 파란색 나이키 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갤러리에 들어가고, 분홍색 바지 차림의 한 사람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갤러리에 들어간 남성은 곧 밖으로 나왔고, 그의 오른손에는 달리의 그림이 들려있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빨리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달리 박물관의 후안 크로프 수석 큐리에이터에따르면 1960년대 초현실주의 에칭인 이 작품은 ‘자퐁(japon, 일본지)’이라 불리는 종이에 인쇄된 100점의 작품 중 하나다. 진품이 시장이 나타날 경우 빠르게 식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범인들이 그림을 반드시 현금화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만약 현금화한다면 범인들은 약 2만 달러(한화 약 240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지만, 판매과정에서 적발될 위험이 크다. NYT는 “범인이 이베이 등을 통해 그림 입찰에 나설 수도 있지만 괜한 관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 “단순히 그림을 거실에 걸어놓고 감탄할 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림을 그냥 들고 나간 대담한 범행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모스크바의 한 갤러리에서는 한 남성이 18만 2000달러(한화 약 2억 1600만원) 가치의 그림을 들고 걸어나간 일이 있었다. 당시 그림은 조기에 회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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