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美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 증명”
시리아인들이 14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동부 세멜카에서 이라크와 시리아 사이의 국경 건널목을 걷고 있는 모습. [AP]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국이 시리아 주둔 미군 1000명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시리아의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의 침공으로 위기에 빠진 쿠르드족이 시리아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리아군이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에 배치돼 국가간 전투 상황으로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시리아 북동부 국경지역에 있는 미군 철수를 명령함에 따라 터키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쿠르드 반군을 상대로 공세를 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리아는 지난 48시간 동안 거의 알아볼 수 없게 변했다고 CNN은 전했다.
터키군을 지원하고 있는 시리아 반군은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지역에 예상보다 훨씬 더 깊숙이 들어가 주요 고속도로를 이용해 쿠르드족 거주지를 포위했다. 이는 갑작스런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에 따른 결과다.
미국의 한 관리는 CNN에 “시리아의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터키의 지원을 받아 쿠르드족에 대항해 싸우고 있는 시리아 반군을 ‘과격주의자, 전직 IS, 전 알카에다’라고 묘사했다.
시리아 정부는 터키군 저지를 빌미로 시리아 북동부 주요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시리아군의 개입으로 이번 전쟁이 국가간 확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터키군 침공으로 국제사회가 우려했던 IS 세력 부활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IS 포로들을 관리하고 잔당 세력을 토벌해 왔던 쿠르드군이 혼란에 빠지자 수용소 탈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터키군이 군사작전을 벌임에 따라 IS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터키군이 군사작전을 감행함에 따라 IS부활 위협이 증가했다”며 “IS의 부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의회의 노르베르트 뢰트겐 외교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 철수로 쿠르드 동맹 부대를 좌절시킨 것은 물론 터키군의 침공을 가능하게 했다”며 “그 결과, 시리아 북부는 심각한 위기를 맞았고 미국의 신뢰는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고위대표는 “IS가 그 땅에서 숨통을 틔울 공간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며 “이는 EU에 직접적인 안보 위협으로 크게 걱정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의 쿠르드족이 고립된 틈을 타 IS가 세력을 재정비할 기획을 갖게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번 터키의 침공으로 크르드족은 친(親)터키 세력들에 의해 추방될 것이며, 터키는 충성스러운 수니파 시리아인들을 그 땅으로 돌려보내려고 할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 아울러 터키는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 정권과 싸우거나 협정을 맺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미국의 역할은 의심할 여지 없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N은 “이번 전쟁의 가장 큰 승자는 시리아 정부”라며 “지난 2013년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의 공습으로 시리아 정부가 완전히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시리아 정부는 다시 한번 시리아의 대규모 유혈사태를 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그들이 승리하는 것을 도우면서 미국 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임을 증명해 세계무대에서 승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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