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총리 [연합] |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일본 유권자 과반은 전쟁 포기와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베의 개정 강행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여론조사회가 이달 5∼6일 일본의 18세 이상 남녀를 상대로 실시한 대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3%가 헌법 9조를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응답했고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답변은 37.7%였다.
일본 헌법 9조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원히 포기한다는 내용과 육해공군을 비롯한 전력(戰力)을 보유하지 않고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9조는 이른바 ‘평화헌법’의 핵심 조항이다.
일본여론조사회가 2017년 12월 여론조사를 했을 때는 응답자의 53.0%가 헌법 9조 개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거의 2년 사이에 9조 개정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의 비율이 3.3% 포인트 오른 것이다.
국회에서 헌법 개정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68.9%였다.
헌법 9조를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이들은 '전쟁 포기를 내걸어 평화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41.3%), '개정하면 군비 확장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18.8%)는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반면 9조 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48.0%로 가장 많았다.
아베 총리는 이달 1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내 사고 방식의 기본은 9조 개정"이라고 말하는 등 헌법 9조 개정을 목표로 개헌 논의에 나설 뜻을 밝혔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반대하는 이들이 많아 헌법 9조를 정면으로 수정하는 작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집권 자민당이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 1항과 2항을 그대로 두고 ‘국방군’이라는 형태로 자위대의 존재를 반영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개헌안을 제시한 것처럼 일본 국민의 개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의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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