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바장관, 동맹국 협력 요청”
트럼프 “민주, 부당한 정치 공세”
공화당 내부에서 ‘균열’ 노출도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입구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내몬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한 내부고발자가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내부고발자를 대리하는 앤드루 바카즈 변호사는 트위터에 “내 회사와 팀이 지난 8월 12일 정보기관 감찰관실에서 이뤄진 (의혹) 폭로와 관련된 다수의 내부고발자를 대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최초 내부고발자를 대변하는 또 다른 변호사인 마크 자이드는 같은 날 abc방송에 출연해 두 번째 내부고발자가 있다면서 이 내부고발자는 ‘직접 정보’(first-hand knowledge)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당국자가 고발장을 내고 의회 증언을 할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자이드가 밝힌 내부고발자가 NYT 보도 속 인물과 동일인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내부고발자로 지칭하기로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수가 많다고 해서 더 믿을 만한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민주당이 부당한 정치적 공세라고 역공을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내부고발자가 ‘딥 스테이트’(숨은 기득권)에서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바카즈 변호사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선거운동 후원금을 낸 사실을 지적하며 당파적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내부고발자가 첫번째 내부고발자와 달리 직접 정보를 갖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그의 증언에 따라 그간 내부고발자의 신뢰성을 공격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공식적인 절차와 단계를 무시하고 호주와 이탈리아, 영국 등 외국 정상에게 정치적 압력을 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부담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 장관이 동맹국 지도자에게 직접 협력을 요청했으며 이로 인해 해당 국가들에서는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균열이 포착되고 있다. 미트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유타)은 지난 3일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끔찍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저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다수의 공화당의원과 보좌관 등을 인터뷰한 결과,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백악관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거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그간의 주장이 모순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정치전략가는 WP에 이번 탄핵 사태를 ‘재난’으로 규정하며 “(의원들에게) 가능한 시간을 벌기 위해 최대한 말을 아끼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