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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위 참여한 18세 남학생, 경찰이 쏜 실탄 맞아 중상
쇠막대기 휘두르자 경찰 실탄 발사
병원서 4시간 탄환 적출 수술 받아
1일 시위 참여자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고 있는 홍콩 경찰. [홍콩시립대 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정지은 인턴기자]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은 1일, 홍콩에서 열린 ‘국경절 애도 시위’에 참가한 18세 남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가슴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경찰이 공중으로 실탄 경고 사격을 한 적은 있지만 시위대를 향해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홍콩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께 홍콩 췬완 지역의 타이호 거리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발생했다.

홍콩시립대 학생회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시위대가 경찰을 둘러싸고 공격하던 중 시위 참여자 청즈젠(曾志健)이 경찰의 옆에서 쇠막대기를 휘둘렀고, 이에 이 시위 참여자 쪽으로 몸을 돌린 경찰은 들고 있던 권총으로 실탄을 발사했다. 청즈젠은 왼쪽 폐 부위에 총을 맞았고, 총알은 심장 왼쪽 3㎝ 위치에 박혔다.

총을 맞고 쓰러진 청즈젠은 응급구호차량에 실려 인근 프린세스마가렛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고비를 넘겼으나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탄 발포 논란이 확산하자 이날 스티븐 로 홍콩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위대가 매우 폭력적으로 경찰관들을 공격했다”며 “일선 경찰관들의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이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시위대가 이를 무시해 총을 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인 국경절을 맞아 홍콩에서 ‘국경절 애도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AP]

이번 사건으로 지난달 4일 캐리 람 행정장관의 송환법 공식 철회 발표 후 기세가 꺾였던 시위 사태가 다시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월에는 시위 참여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하자, 시위대가 이틀 동안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해 1000편에 가까운 여객기가 결항하는 ‘항공대란’이 벌어진 바 있다.

jungj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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